배우 김다미의.
극장 상영 중인 영화 <마녀> 리뷰입니다. 영화 <마녀>는 <신세계>와 <대호>의 박훈정 감독 작품입니다. 감독의 각본, 연출작은 거칠지만 강한 캐릭터의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극을 힘 있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극의 초반부터 후반까지 문제 해결의 주체인 중심인물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화려한 액션과 후반부 반전(주로 중심인물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열하며 말미에는 통쾌함을 주고, 시청층을 특정하지 않습니다.
이번 영화 <마녀>가 감독의 전작들과 차별화된 점을 꼽자면, 극을 이끌어나가는 주요 캐릭터가 여성이며 그가 신예 배우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여성주의를 다룬 영화는 아니며 배우 김다미의 입체적 인물연기가 돋보인 작품입니다.
영화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생체실험 이미지들이 나열되며 시작됩니다. 산만하게 쏟아지는 이미지들 속 정체불명의 기계를 뒤집어쓰거나 수술대에 누운 아이들의 모습이 비춰지며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오프닝 영상 후 이어지는 장면에는 피로 흥건한 천에 감싸진 아이들이 미동조차 없이 쓰러져 있어 극 초반부터 긴장감을 더합니다. 이들을 죽인 무리의 수장격인 중년 여성은 도망친 마지막 아이를 찾기 위해 헤매지만 결국 실패하고, 살아남은 최후의 아이 자윤(김다미)은 깊은 산 속에 자리 잡은 목장에 몸을 숨깁니다. 목장의 주인 부부는 어린 자윤을 안타까이 여기며 딸로 받아들이고, 자윤은 완벽하게 행적을 감춘 채 수년 여의 시간이 흐릅니다.
열아홉이 된 자윤은 목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며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는, 평범한 가정의 딸로 성장합니다. 자윤은 아버지의 목장일을 도우면서도 우수한 학업성적을 거두는가 하면 상금을 위해 출연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기도 하는 등 다방면에서 특출난 면모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윤의 TV 출연은 그를 쫓던 이들의 눈에 띄는 계기가 되고, 서서히 자윤의 일상에 파동이 일게 됩니다.
자윤과 대비되는 캐릭터로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 친구 명희(고민시)는 자윤의 매니저를 자처하며 동행하지만, 결국 자윤을 찾아온 무리들의 습격까지도 함께 감당하게 됩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채 이들을 맞이하게 된 자윤은 자신 탓에 친구와 가족까지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본능을 깨우기 시작하고 극은 반전됩니다. 예고영상에도 등장한 해당 장면의 화려한 액션신은 ‘마녀’로 회귀한 자윤의 신호탄 격으로 비춰집니다. 자윤으로 분한 김다미는 <마녀> 첫 등장에 김고은의 <은교> 출연 당시를 떠오르게 할 만큼 앳된 얼굴로 풍부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신선함을 주지만, 본능을 깨우친 자윤으로서 펼친 액션 연기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 <마녀 The Witch : Part 1. The Subversion>는 시리즈물의 서막으로서 배경 설명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즌을 더할수록 팬층이 두터워져간 마블의 히어로 무비나 케이퍼 무비인 오션스 시리즈가 그랬듯 시리즈물의 시작은 인물의 성장담이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구성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다음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