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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Nov 10. 2023

다시 레이네 마을,
그리고 오(Å)에 들렸다.

느리게, 느리게 이곳을 눈에 담는다.

비록 렌트카를 빌려서 좀 더 많은 곳을 다녀야 하는 것이 맞지만,

나는 로포텐의 그 하나하나의 풍경들 자체가 좋았기에,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그저 여기 로포텐에 있다는 것, 그것이 중요했고, 그것이 큰 성취였다.


로포텐의 북쪽지역부터 두루 다녔던 지난날의 여정,

세번째 되는 날은 다시 내가 숙소로 머무르는 지역인 레이네 마을,

그리고 약간 남쪽에 있는 오(Å)라는 곳, 이곳을 집중적으로 다녔다.


동선이 길지 않았지만, 충분히 의미있었던 곳곳의 모습, 그리고 안온함(Koselig)이었다.


<다시 보는 묵었던 로르부 숙소>


확실히 로포텐의 상징인 로르부(Rorbuer, 어부들이 묵던 집, 현재는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

이 빨간집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처음 도착하던 날 밤, 비바람의 맹렬함 가운데서 당시에는 잘 보여지지 않았던 매력들이

지금은 하나하나가 매력으로, 아름다움으로 보여진다.


 


<멀리서 본 레이네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


특유의 신비로움,

레이네 마을에서의 이 산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점점 그 풍경에 빠져들게 된다.

마치 계산해 놓은 듯한 산과 둥근 거울같은 가운데의 해만(해안선에 의해 둘러싸인 수역)의 모습이

한 번 보면 푹 빠져들게 되는 아름다움, 그것에 반한다.


<다시 본다. 이 구조, 얼마나 환상적인 구조인가>


거기에 빨간색 로르부와 대칭을 잘 이룬 집들의 향연이 더해져서

로포텐을 대표하는 경치로 이곳을 말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이제 레이네 마을에서 차로 약 2~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오(Å)로 향한다.


 

<오로 가는 E10번 도로 중간에 펼쳐진 해안에서..>


도저히 멈출 수밖에 없었다.

넓게 보여지는 수평선, 그리고 잔잔한 바다,

몸과 마음이 뻥~ 뚫린 기분이다.


여행에서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거리, 다양한 재미가 있는 곳들도 참 좋지만(나도 그런 곳을 좋아한다)

이렇게 생각을 깊게 하고 고독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곳, 이런 곳도 여행에서 꼭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분주한 일상에서 있다보면, 그냥 파묻히게 되는데, 

이곳에서 다시 몸과 마음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염없이 보았다. 봐도봐도 내 몸과 특히 마음을 정화시키는 광경이다.

그리고 드디어 로포텐 오(Å)에 도착한다.


<로포텐 오(Å) 표지>


<로포텐 오(Å)는 육상으로 연결된 E10번 도로의 끝에 위치한다. 출처 구글맵>


<로포텐 오 마을>


이름외에 별다른 특징은 없는 듯 하다.

그래도 E10번 도로의 시작점이자 끝지점이고(노르웨이 룰레오까지 연결되는 800Km 고속도로)

그 아래에는 섬으로 있는 베레위&뢰스트(Værøy&Røst)가 있긴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오(Å)가 로포텐의 끝으로 보통 인식이 된다.


<오 항구>


<이곳에도 뮤지엄(박물관)이 있다. 들어가보진 않았다>


나는 무엇보다도 여기의 땅끝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10번 도로 끝에서 좀 더 걸어서 끝지점에 도착했다.



<로포텐 오 끝지점>


로포텐 오(Å)의 끝지점이다.

생각보다 큰 의미는 없다. 단지 로포텐의 끝에 왔다는 점이 그나마 하나의 의미라고 해야할까,


한 대만관광객 모녀가 있었다. 서로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음...나는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어주었는데, 내가 찍힌 사진은 무언가 구도가 전혀 맞지 않는 사진이었다.

그래도 여기 북유럽여행을 와서 찍은 첫 독사진이다.


<이번 북유럽 여행에서 처음으로 나온 본인 사진>


그리고 계속 흐리기만 했던 하늘 가운데, 드디어 해가 떴다.

온 몸과 마음의 기운이 이 해로 인해 올라오는 것을 느꼈으며, 보여지는 바다의 경치도 아름다웠다.



느리게, 느리게 이 곳을 눈에 담는다.


어떤 특출나게 보여지고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평안을 주는 이 척박하지만 고요한 풍경,

로포텐의 매력은 이렇게 느껴야 하는 듯, 그 기억들이 지금도 여전하다.


#2023년북유럽여행

#노르웨이로포텐

#레이네마을

#오Å

#느리게이곳을눈에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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