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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Nov 18. 2023

마지막으로 레이네 마을을 담는다.

이 꿈같은 시간, 내면에 깊이 담아두어야겠다.

다시 돌아온 레이네 마을은 안개가 걷혀있고 

구름이 여전히 있지만 시야가 트여서 하나하나의 모습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렌트카를 가지고 로포텐의 여기저기를 다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스캠프가 있는 여기 레이네마을은 더욱 애착이 가는 곳이었다.


"레이네 마을"이라는 명칭 자체가 여행이라는 관점도 있지만,

마치 한달살기의 과정처럼 이곳에서 좀 더 편안하게 쉰다는 "쉼"의 의미를 더할 수 있어서

이곳에서 좀 더 느리게 로포텐의 이모저모를 보았다.


여전히 평화로와 보이는 마을의 집들, 그리고 보여지는 경치들,

거기에 깨끗한 공기와 적당한 바람까지, 난 평생 거의 경험하지 못할 환경을 지금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 헬싱키로 이동해야 할 다음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레이네 마을을 담는다. 끝까지 매력적이었다.



레크네스(Leknes)를 오전, 오후 이른시간때까지 다녀오고

늦은 오후의 시간, 레이네 마을에서 거한다.


다른 여행객들은 이미 다른 이런저런 로포텐의 명소로 저마다 발걸음과 렌트카를 몰고 다니고 있을 시간,

내가 이곳을 중간중간 세 번에 걸쳐서 샅샅이 돌아보는 이유는

이곳은 "로포텐을 대표하는 곳"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고, 

가장 로포텐스러운(?) 노르웨이의 가치인 안온함(Koselig)이 깊게 느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 장으로 담는 로포텐 레이네마을의 절경을 이렇게 두 장으로 나누어서 담는다.


이런저런 직장내에서의 각종 호출(중간관리자이기에 수시로 해야하는 전화통화, 문자등의 스트레스가 많다),

그러면서도 계속적으로 스스로의 위치와 내일의 상황에 대해서 생각하고 때로는 걱정까지 해야할 피로감,

그런 일상의 반복에 정말 지쳐있었고, 퇴사까지 각오한 끝에 이곳에 온 것이다.


"괜찮아, 네 애쓴 몸과 마음, 여기서 잠깐이나마 쉬면서 추스리렴"

"정말 좋은 광경이지? 너 혼자만 알기에 아깝지? 이제 그 경험을 나눠주면 되~"

"다음엔 좋은 사람(^^)과 꼭 함께오렴, 더욱 그 우정과 사랑이 깊어지게 될거야"

"너 북유럽도슨트라고 했잖아, 여기는 관광이 아니야, 여행과 쉼의 가치를 깊게 담아서 그것을 알려주렴"

.

.

.

내면의 수많은 나의 크루(Crew)가 내게 말한다.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꼭 그리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쉽게도 철이 지나서 말린 대구는 보지 못했다.

봄이 깊어질때, 특히 백야가 있는 여름때, 

여기 수많은 덕장은 대구를 한꺼번에 말리는 진풍경이 펼쳐지며,

그 비린내와 더해지는 어머어마한 광경은 과연 세계1위 대구어장인 노르웨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광경을 볼 수 없음은 좀 아쉬웠다.





여기 로포텐에 많이 보이는 로르부(Rorbuer)는 다시 언급하자면,

예전엔 어업으로 생계를 삼던 어부들의 집이었다.

지금은 이곳을 여행객들이 묵는 숙소로 만들어서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시설을 새롭게 했으며,

약간의 빛이 바랜 겉의 빨간색부분도 더 선명하게 덧칠하여 로르부의 매력을 더한다.


특히 북유럽의 서늘하고 겨울철 추운 날씨에 대비하고자

지붕에 이렇게 잔디를 심는데, 직접 흙을 뿌리고 잔디를 심고 가꾼다.

시간이 지나 자라면서 다듬고 관리를 하면서, 이 로르부의 지붕에 있는 잔디는

난방효과와 더불어서 매력있는 여행상품으로 보여져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난 여기서 웃풍<겨울철, 방안의 천장이나 벽 사이로 들어오는 찬 기운>이 없이 따뜻하게 거했다)



이곳 레이네 마을의 밤 풍경을 담고 싶었지만, 밤이 되면 급격하게 추워진다. 

무엇보다 여행의 과정중에 감기등을 조심해야 했기에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밤시간이 되면 숙소에서 컴퓨터를 켜고(와이파이가 잘 된다) 이런저런 일기를 쓰는 것과

다음날 루트에 대해 검색하고 준비를 해야했기에, 밤시간에 여기를 돌아다니는 것은 하지 않았다.


다만 겨울철이 된다면 매일마다 오로라를 관찰하기 위해 돌아다녔을 것이다. 

기상예보와 오로라 관찰의 이런저런 정보를 접해도 아쉽게도 오로라는 결국 관측하지 못했다.

(극지방이긴 하지만 10월초는 아직은 너무 이른시간이다)


로포텐제도,

이곳은 온갖 여행상품, 관광자원을 돌아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나는 정말 깊은 쉼을 얻을 수 있었고, 다음 여행지인 핀란드 헬싱키의 도시의 매력과 대비하는

노르웨이의 자연의 힘과 품격, 그리고 그 안에서의 선물과 같은 위로의 시간들....


그것을 넉넉히 누릴 수 있어 좋았다.

이 꿈 같은 시간, 내면에 깊이 담아두어야겠다.

이렇게 로포텐에서의 마지막날이 지나간다.


#2023년북유럽여행

#노르웨이로포텐

#레이네마을

#안온함_Koselig

#로르부_Rorbuer

#선물과같은_위로의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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