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리가 안 되는 건에 대하여
나는 ENFP다.
MBTI가 이제는 철 지난 소재가 되긴 했지만,
철이 안 든 김에 한 번 뒤늦게라도 다시 언급해보려 한다.
흔히 ENFP는 '대가리꽃밭', '인간 골든레트리버' 등으로 대표된다.
나는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ENFP는 '생각이 많다'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생각이 많으냐 하면, 딱히 무언가로 꼽을 수 없다.
MBTI 가운데가 *NF*인 나이기에,
한 번 생각이 떠오르면 생각이 생각에 확장이 되며 끊임없이 뻗어 나간다.
한 번은 회사 동료들과 구급차 출동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F와 T가 '도로에서 구급차가 나타났을 때 길을 터주면서 하는 생각'에 대해 얘기했는데,
놀랍게도 T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해봐야 '어, 구급차다. 피해 줘야지.' 정도)
F는 열이면 열,
구급차 내부의 사정과 구급대원들의 애환, 나의 상황에 대한 이입까지 모두 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는 To-Do List도 포함된다.
나름 계획적으로 그날그날의 할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지만,
결국 하게 되는 건 그 순간 그때의 즉흥적인 기분이 많이 좌우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J들이 보면 아마 여간 속이 터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아직 이모양인 건 MBTI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