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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주 엄마 Dec 16. 2022

아기의 인지 발달을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

아기의 인지발달을 위한 놀이 방법 정리

이제 복주는 어느덧 20개월이 되었다.


휴,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는 나의 무지막지한 게으름에 구독자분들께 그저 사죄 드린다.


아직 구독을 끊지 않아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뭔가 오랜만에 쓰는 만큼 더 완벽한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개인적인 바쁜 일정들 때문에 등등 많은 핑계로 글을 쓰지 못했다.


구독자가 추가되거나 댓글이 달릴 때마다 얼른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잘 쓰지 못했다.


역시 습관이 무섭다.


이제 다시 한번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을 좀 들여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너무 잘 써야겠다는 부담감을 갖지 말고 보잘 것 없는 글이라 할지라도 그냥 자주 써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나를 오랜만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게 만든 계기는 우습지만,


오늘 아침에 느낀 너무나 큰 행복감 때문이었다.



아침에 복주가 일어나 뒤척이길래, "복주야, 일어났니? 우리 복주~~♥" 하면서 아기를 쳐다보았는데 아기가 너무나 예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심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나를 꼭 껴안으며 볼에 뽀뽀를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복주의 기습 애교에 가슴에는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고, 표현할 수 없는 벅찬 행복감에 가슴이 뭉클했다.


잠든 아기의 천사 같은 얼굴을 볼 때,

잠들기 전 내 품에 꼬옥 안겨서는 자장가를 듣다가 볼에 기습 뽀뽀를 할 때,

어린이집에 하원하러 가면 "엄마아아아아아~!"하면서 양팔을 벌리고 뛰어올 때,  

엄마나 아빠가 빨리 안 와서 뒤쳐지면 "엄마아아! 아빠아아아!" 부르면서 뒤쳐진 사람을 기다리고 부를 때,

눈만 마주치면 시도 때도 없이 그냥 웃어줄 때,

어린이집에서 동갑내기 여자아기 친구에게 밥을 숟갈로 떠먹여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키즈 노트에 올라온 너무 해맑게 웃는 사진을 보았을 때,


나의 일상은 매일매일 너무나 귀여운 복주의 사랑스러움으로 행복이 가득찬 것을 느끼게 된다.


누나와 동갑친구 손을 양손으로 잡고 마냥 행복해 보이는 복주ㅋㅋ

이렇게 매일매일 평화로운 행복을 느낀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이다.


아, 이런 감정 너무 소중한데.. 기록해야 하는데..


그 마음이 다시 한번 키보드를 잡게 만들었다.




19개월부터 말이 본격적으로 터진 복주는, 이제 꽤 많은 단어들을 말하고 있고 많은 문장들을 듣고 이해할 수 있어서 같이 놀아줄 때 예전보다 훨씬 상호작용이 되는 느낌이라 더 재밌고 즐거워졌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녀 아녀~~~" (고개는 절레절레)


싫다는 표현을 가장 많이 하는 우리 복주...ㅎㅎ


그래도 엄마, 아빠!를 크게 외치면서 달려와서 꼭 껴안는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그 자체이다.


사실 인지발달이 늘어나면서 음식이나 여러 놀이, 모든 현상에 대한 호불호와 자기주관이 정말 강해져서 떼와 고집도 많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래도 이제 말이 통하다보니 약간의 타협도 가능하다.


"복주야, 이거 기저귀 갈면 좋아하는 까까 줄게~?"

"복주야, 이것만 먹으면 이따가 빠방 놀이하고 놀까?"

"복주야, 엄마랑 욕조에서 아기상어 만나서 같이 놀면서 목욕할까?"


이렇게 달콤한 말로 꼬시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위험한 훈육 방법이지만 '협박'도 가능해졌다.


"자꾸 떼쓰고 음식 뱉으면, 악어가 와서 크아아앙~~! 한다?"


그러면 복주는 '아녀아녀' 고게를 홱홱 돌리면서 안 먹으려던 음식을 앙~ 먹는다.


너무나 효과 만점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말들이 '은연중에 아이를 협박하는 말'이고 '아이게게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말'이므로 절대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한다.


협박의 말이 반복되면 내성이 생겨 정작 중요할 때에는 어떤 말도 안 먹힐 때도 있고,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겪을 수도 있다고 한다.


처음 협박의 말을 사용해 보고 너무나 효과 만점이었지만 찝찝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 해서는 안 되는 말이어서 허탈했다.


어휴, 미디어도 보여주면 안 되고, '도깨비 온다~ 호랑이 온다~ 악어 온다~' 같은 협박도 하면 안 되고..  엄마는 왜 이렇게 하면 안 되는 일이 많은지..?


해야 하는 일은 또 좀  많은가? 유아식도 매끼 영양가 있게 챙겨 줘야 하지, 인지 발달을 위한 놀이와 책도 계속 알아봐야 하지~ 엄마의 일은 끝이 없다.  


복주가 어느정도 인지능력이 생기고 조금 더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자, 나도 복주와 놀아주면서 이런저런 인지발달을 위해 많이 노력하게 되었는데,


사실 관련된 육아서적들을 읽었을 때에도 그렇게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냥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고 일상생활의 상황 하나하나에서 많은 말들을 걸어주고 아이의 말에 잘 반응해 주는 것이 핵심인데, 특히 엄마 자신의 입모양을 아기에게 잘 보여주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아기들은 코로나로 인해 어린이집에서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선생님으로부터 보육을 받기 때문에 어른의 입모양을 보면서 말하기를 연습할 기회가 그만큼 더 없어서 집에서라도 입모양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코로나를 겪는 아기들이 언어발달의 골든 타임을 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너무 많이 놓치고 있으므로, 어린이집부터 의무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빨리 해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나 역시 공감하는 바이며 하루빨리 대한민국도 마스크가 해제되길 기원한다. 어린이집부터라도 제에발 ㅜㅜ)


복주의 인지 발달을 위해  어린이집에 간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복주와 최대한 많은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한다.


온 몸에 뽀뽀 스킨십하면서 '엄마가 복주 볼에 뽀뽀~ 귀에 뽀뽀~ 머리에 뽀뽀~ 이마에 뽀뽀~' 하면서 말 걸기와 스킨십 교감을 함께 하기도 하고, 복주와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기도 한다.  


요즘 복주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엄마를 알파벳 기차 장난감에 태우고 본인은 붕붕카에 탄 다음, 온 집안을 함께 휘젓고 다니는 것이다.


매일 적어도 열 번은 해줘야 하는 놀이인데, 그걸 하면서도 복주에게 끊임 없이 말을 건다.


"복주야, 자 출발해 볼까? Let's go! 어디로 가고 싶어? Where do you want to go?'


어린 아이들은 언어를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언어습득의 천재들이기 때문에 영어 노출도 간간히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엄마는 기차 타고 복주는 빠방 탔지? Mom is riding the train, you are riding the car~"

"어어, 장애물이 있잖아? 복주가 치워볼까~? Can you move it?"

"아빠는 어딨지? 아빠 저깄네! There is Dadyy! 아빠가 뭐하고 있어? 응~ 설거지 하지? 아빠한테 돌진~"

"안방에 왔어! 다음엔 어디로 갈까? 피아노 방으로 가볼까? Let's go to the piano room! 고고!"


밥을 먹으면서도 반찬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해 주고, "딸기 어딨어? 돈까스 어딨어? 맛있지?" 하면서 말을 걸어준다.  


레고를 갖고 놀면서, 함께 미끄럼틀을 만들고 기차도 만들고 집도 만들고 나무도 만들면서 사물의 이름을 익힌다.


무엇보다 가장 많이 해주는 것은 역시 그림책 읽어주기!


다행히 복주가 그림책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매일 4~5권 정도 읽어줄 수 있는데, 이제 그림을 보면 "기린!" "사과" "까까" "기차" 이런 말들을 하며 사물의 이름을 말하는 복주를 보는 것이 너무 즐겁고 책 읽어주기를 더 재밌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복주는 18개월부터 '엄마, 아빠'를 제외한 사물의 이름들을 말하기 시작했고 요즘은 '아빠 여깄지~"와 같은 두 단어를 연결해서 말하기를 가끔 하기도 한다.)


책을 읽어주면서는 최대한 복주의 이해 수준에 맞게, 복주의 어휘 수준에 맞는 단어들로 바꾸어서 말을 해주고 또 각각의 그림 장면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이거 봐, 코끼리가 쥐보다 훨씬 크지?"처럼 크기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오잉? 원숭이가 뭘 들고 있지? 바나나지? 바나나는 무슨 색? 노란색~" 이런 설명도 해주고

"어, 강아지가 울고 있잖아? 왜 울었지? 까까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잖아. 에에엥~" 이런 상황 설명과 캐릭터의 얼굴 표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응, 맞아! 이게 강아지가 잃어버린 까까지? 까까 여기 있었지!" "응, 맞아! 이건 돼지지?" 이렇게 아기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말을 하는 경우에는 그 말에 크게 반응도 해준다.


복주가 잘 보는 책들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프뢰벨에서 나온 말하기 책, 아람북스의 베이비 명화음악, 잉글리시 에그의 STEP1 그림책들(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읽어준다), 아람북스의 베이비올, 프뢰벨 영아다중 책이다. 이외에도 돌잡이라든가 당근으로 얻어온 여러 낱권 그림책들이 있는데 동물과 자동차, 과일이 등장하는 책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자기 전에도 이불로 까꿍놀이도 한번 해보고 이불에 그려진 그림의 이름, 색깔을 말하고 이불의 촉감을 느끼게 해본다.


"이건 기린이지? 기린은 노란색이야. 여기 이불에는 뭐가 그려져 있지? 코끼리지? 코리는 하늘색이네."

"이 이불은 두껍고 보들보들해. 아이 좋아~"

"당근 베개 어딨어? 복주가 꼭 안고 자볼까?"


사실 이 정도 인지능력을 위한 놀이는 대부분의 부모들도 다 하고 있을 것 같아서 쓰기 부끄럽기도 하지만..


결국 모든 육아교육에 있어서 핵심은 아이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려는 부모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잊어버리기 쉽다)


또 아이가 최대한 주체적으로 많은 것들을 스스로 경험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봐 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밥을 먹을 때에도, 놀이터에 갈 때에도 아이가 스스로 밥을 먹게 하고, 스스로 난간을 잡고 계단을 올라가서 미끄럼틀 타보게 하는 등 아이의 주체적인 경험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해 본다.


아이의 인지발달을 위해 더 많은 놀이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집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놀이 목록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빈 페트병을 세우고 공을 굴리게 해서 볼링 치기

2. 노래 부르면서 신체 이름 맞히기 놀이 (눈은 어디있나, 요기? 머리어깨무릎발무릎발 같은 노래들을 함께 부르며 신체 만지고 이름 말하기)

3. 이유식큐브에 손으로 집기 조금 어려운 물건들(실, 콩, 옥수수, 잘게 썬 과일 등)을 넣고 이름을 말하면 골라서 집는 연습 하기(소근육 발달+언어발달 연습)

4. 양말, 장갑, 신발 등 짝을 이루는 물건들 바구니에 넣고 짝을 서로 맞추게 하기

5. 숨바꼭질하기(집안 구석구석 숨으면서 '엄마가 문틈 뒤에 있었지! 엄마가 화장실에 있었지!'라는 식으로 장소 이름 알려주기. 사람뿐만 아니라 물건 술레찾기도 할 수 있다. 인형, 책, 풍선 등을 감추고 찾게 할 수도 있고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게 뭐지? 세탁기지? 이거 어딨어?'라고 물어보며 찾게 하기도 한다.)

6. 인형 돌보기(인형 차에 태우고 운반하기, 젖병 입에 물려주기, 업어주기 등을 하며 아기가 엄마가 된 것처럼 놀이하기)

7. 그림 그리기 놀이 (입에 넣어도 되는 아기크레용들이 있다. 그런 것들로 그림을 끼적이게 하고 뭘 그렸는지 물어보고, 나도 동그라미 세모 네모 등 도형도 그리고 집도 그리면서 이름도 알려준다.)

8. 목욕하면서 캐릭터 스티커로 인형극 하기(물을 묻히면 벽에 딱 붙는 캐릭터 스키커들이 있다. 핑크퐁, 아기상어, 엄마상어, 아빠상어, 문어, 고래 등등 많은 캐릭터가 있는데 그런 것을 벽에 붙여주면서 "어? 엄마 상어랑 아기 상어가 뽀뽀하네?" 같은 상황극도 하고 수중동물의 이름도 알려준다. )

9. 밀가루 반죽이나 찰흙 등을 손바닥으로 뭉치고 모양 만들면서 놀기

10. 동그라미, 세모, 네모 구멍이 난 곳에 해당 모양 도구를 끼워 보기

11. 동물 동작 흉내내기(토끼 깡충깡충, 거북이 엉금엉금, 말 빠르게 기어가기 등)

12. 엄마아빠아기 셋이서 기차놀이(긴 줄로 세 사람을 엮어서 칙칙폭폭 소리를 내면서 함께 집안 걸어다니기 엄빠는 무릎으로 걷거나 앉은뱅이 자세로 걸어야 함..ㅜ)

13. 축구 놀이(상자나 바구니를 골대로 삼아서 공을 차서 슛~! 골인~!)

14. 소꿉 놀이(아이스크림 장난감 가게가 있어서 그걸로 아이스크림 만들고 주는 역할극을 하기도 하고, 여러 과일과 조리도구가 있는 소꿉놀이 세트로 주인과 손님 역할을 하면서 요리하는 시늉도 하고 놀아준다.)

15. 그림 카드 맞추기(여러 그림이 그려진 카드들을 펼쳐놓고 이름을 부르면 카드를 고르게 하는 놀이)

16. 차안에서 창밖에 지나가는 여러 차 이름 말하기(저건 트럭이지? 와~ 지하철이 지나가네? 삐뽀삐뽀 ? 방금 뭐가 지나갔어? 구급차지? 구급차!!)


결국엔 모든 생활이 그냥 다 아기와의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습관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복주야, 조금 더 크면 더 많은 이야기를, 이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을텐데..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세상의 신기함에 눈을 빛낼 너의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어..


사랑한다,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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