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7월 23일 부터 8월 15일 까지. 오기 전부터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대비하라던 한국의 여름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이정도면 핵폭탄급이 아닐까 싶을 정도.
공항에서 나선 순간, 사우나에 들어온 듯한 공기를 맞으며 '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머무르는 동안 있을 장모님 댁으로 가는 공항버스 안에서 익숙한 글자와 익숙한 도로를 보며 편안한 익숙함 속으로 푹 파묻혔다.
40여 분간의 시간이 흐르고 버스는 일산에 도착했다. 크지만 비어있는 캐리어를 들고 정류장에 내리는 순간.
"맴~~~~ 맴~~~"
매미소리가 에어팟처럼 귀를 감싸고 노이즈캔슬링을 걸어버렸다. 2년전 처음 밴쿠버에서 여름을 맞을 때와 딱 반대다. 그때는 여름에 매미소리가 안들려서 너무 신기해했었는데. 2년만에 듣는 매미소리는 잠시 반가움을 줬지만 역시 시끄럽다.
그리고 더욱 신기한 것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린다는 것. 스파이처럼 다름 사람의 이야기를 일부러 듣는 건 아니지만 지나가는 학생들의 대화나 연인들의 전화통화 내용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지난 2년간 영어의 섬에 갇혀서 들리지만 듣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삶을 살다가 이몽룡처럼 금의환향한 느낌이랄까.
한국에서 3주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밴쿠버로 돌아온 다음 날. 지난 3주간이 너무도 빠르게 흐려져갔다. 마치 1년전 여행을 추억하는 것처럼. 아니 너무나도 완벽한 꿈을 꾼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