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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종교극에 대하여

인문학연구소공감

야콥 부르크하르크(Jacob Burckhardt)는 말한다. “중세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중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비즈니스이지만 당시의 삶은 존재(여기 있음)였다.” 우리가 중세를 이해하고, 중세의 종교극을 공부하는 것도 그런 차원과 결을 같이한다고 생각된다.

16세기에 이르러 종교극은 그 대중적 인기를 잃어버리고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되지만 그때까지 이룩한 성과는 결코 적지 않다. 오늘날 종교극에 대한 반성을 통해서 새로운 전망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연극은 시대의 변화와 맞추어 거듭날 필요가 있다. 기독교 관련하여 예배의 한 형태로써 연극을 사용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연극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부터 재고해야 한다. 즉 공연과 볼거리의 강조에서 과정과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강조로 옮겨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세의 신비극(수난극)이 마차를 타고 거리로 나아갔듯이 거리 위의 공연으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적 시도가 필요하다.

다만, 중세 종교극의 몰락과정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성경적 뿌리에 기초한 플롯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혀 노래를 조 옮김 하듯 본질이 변색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울림을 주기 위한 각성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종교개혁 502주년 맞는 올해, 선교역사 130주년에 이른 한국교회가 세상과 빛과 소금으로서 성경을 정체성을 바르게 확립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다.

종교개혁 이후로 말씀중심(Sola Scriptura)으로 돌아가는 운동을 통해, 연극문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긴 했지만, 목욕물을 버리려다 아기까지 버리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로고스가 현실로 육화(肉化)되는 가치로서 공연문화는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그것이 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마부로서의 교회공동체가 성경중심의 영적가치 속에 공동체의 지원과 협력으로 길가에 삶의 존재의 이야기를 극화된 요소를 통해 언제든 새롭게 풀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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