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가는 여정

인문학공감


‘뜨리마 까시 terima kasih(감사합니다)’ 새로운 언어 하나가 입에 익었다. 사실 다른 언어는 낯설고 들리지도 잘 말해지지도 않았다. 갑작스레 인도네시아 땅에 던져진 며칠간의 시간이다. 하이데거 표현에 의하면 기투된 인간이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하나님의 섭리를 느낄 만큼 예비된 인도와 보호하심이 있다. 모든 것이 거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자비에라는 별칭으로 청년들과 M국과 I국을 간다. 스마트폰 마이크와 잭을 가지고서. 인터뷰와 촬영에 목소리에 힘을 더하기 위해서이다. 그것들을 한 번도 꺼내 쓰지도 못하였다. 그 거대한 경외감의 경험과 바쁜 일정들, 한순간 한순간에 충실하다 보니 그렇게 왔다. 이제야 이 타이핑을 통해 그 목소리를 증폭시켜 보려 한다.

열대의 건기에 뜨거운 태양을 조심하라고 지인은 선글라스와 토시 선크림을 준비해 가라고 심신 당부한다. 15년 전 캄보디아를 방문한 후 처음 해외 탐방이라 내면 깊은 곳에서는 잔잔하지만 깊은 떨림이 있다. 30대 후반을 지나 40대의 사막을 건너 50대 초반에야 새 여권을 발급받고서 첫 비자도장을 받게 되는 경험이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경계를 넘어간다. 한반도가 열대야로 펄펄 끓고 있는 8월 중순, 적도 가까이 있는 뜨거운 나라에 간다는 게 마음에 큰 각오한번을 하게 한다. 장티푸스 예방 주사를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맞았다. 하루 저녁을 온통 왼팔을 끙끙대며 지내야 했다. 말라리아약 라리암 250mg을 한주 전부터 먹고, 또 방문하고 먹고, 이후도 4번은 더 먹어야 한다. 오늘도 한 알 먹었다.

열대를 경험하기 위해서 몸은 이미 진통을 감내하고 있다. 8월 12일(화) 저녁 부산역 KTX 서울역 행이다.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는 책 한 권을 꺼내 읽는다. 그래도 이렇게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있으니 놀랍다. 한 사람의 인생을 장례식을 통해 돌아보는 그런 희귀한 책이다. 우리도 이 땅의 노마드(namade) 여행자임을 알아차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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