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읽기 '그래도 괜찮아'

아저씨우산 : 소유와 존재



쓸모를 잊은 그것이 제자리에 올 때 가장 아름답다네

신사는 우산을 들고 걸었어

비가 와도 우산은 펼치지 않고 걸었지


우산은 주인이 얼마나 안쓰러웠을까

쓸모를 잊은 그 남자

쓰임새를 갈망하는 우산


내겐 우리 주님이 주신 쓸모

은사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접어두고 들고만 다녔네


아이들이 그 쓸모를 불러냈어

또르륵, 파르르

또르륵, 파르르


쓸모가 제자리를 찾으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자기의 존재에 노래를 부른다네


만물이 그러하듯

은사도 제자리를 찾으면 친양을 부른다네


나의 쓸모가 내는 노랫소리

또르륵, 파르르

또르륵, 파르르


찾지 못한 쓸모는 슬퍼

곁에 있는 누이도 슬퍼

심지어 고양이도 슬프다네


또르르 파르르

또르르 파르르

그 소리를 내지 못하는

잊어버린 쓸모


오늘도 아가들의 노래가 필요하다네

여전히 오늘도 아가들의 노래가 필요하다네


가장 아름다운 그대는

쓸모의 자리에 있는 모습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네


글쓴이_가정호(물만골주민, 수업참여자, 핸드드립커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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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늦은 오후 한분 두 분 물만골로 오셨다. 부산 전역 이곳저곳에서 이 연산동 물 많은 골짜기로 찾으신 이유가 뭘까? 얼마전 물만골주민으로 이사하신 분께서도 함께 참여하셨다. 그렇게 물만골문화센터는 작은 인문학의 향연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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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오지 않고 이것저것 간식을 준비하시고 김밥과 음료를 챙겨 오신다. 지난번 '괴물들이 사는 나라' 수업의 감동을 가지고 주변의 지인들을 한 손에 초청해 오신다. 그렇게 함께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른다. 이번엔 "까봐 카드"로 자신의 내면의 숨겨진 불안과 두려움을 까놓는다. 참여자들은 이 까봐가 다치지 않고 힘을 얻게 "쓰담쓰담" 카드를 고르고 골라 투척한다. 그사이 마음이 따뜻해진다. 눈가가 촉촉해진다. 우린 얼마나 서로를 경계하며 판단받을까봐 심한 내부검열자에 대해 추궁당하며 살아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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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호 선생님께서는 친히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방문자들을 환대해 주신다. 제각기 다른 사연, 삶의 길들을 걸어왔지만, 이곳에서 잠시 무거운 신발을 벗듯 자신을 내려놓는다. 저녁의 신선한 산들바람처럼 마음을 시원케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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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경쟁하며 질투하며 모으기에 혈안이 된 소유중심의 물질주의 사회속에서 나누고 내려놓고 존재로 아름다움을 긍정하는 작은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노래와 커피와 서로에 대한 신뢰와 그림책을 통한 치유가 있는 '그래도, 괜찮아! 마음과 마을' 그림책 수업, 누구든 놀러오세요.

_ 인문학연구소공감 김광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