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시발점
어느 때처럼 길을 걷고 있었다. 낮게 내려앉은 하늘이 조금 흐려, 왠지 모르게 음산함이 감도는 날이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이윽고 초록 불이 켜졌고,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 순간, 시야를 가득 채운 강렬한 빛과 함께 무언가가 나를 강하게 내리쳤다. 기억은 거기서 끊겼다.
간신히 눈을 떴을 때, 흐릿한 시야 사이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그 소리는 아주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아득했다.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