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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애진심 Jan 06. 2023

중2병 아들을 육아 중입니다_1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남편이 집에 들어왔다. 

방에 있는 아들에게 나와서 인사를 하라고 했다.

나온 아들은 잔뜩 짜증이 붙어 있다.

내가 왜 인사를 해야 하느냐며 툴툴거렸다.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게임이 잘 안 되었고,

엄마가 여러 번 불러 짜증이 났던 모양이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순간 화가 났다.

왜 인사를 해야 하느냐를 말이 거슬렸다.


인사는 예의이다. 기본이다.

아빠는 우리 집 제일 어른이다.

당연히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화를 내며 아들에게 이야기했다.

당연히 아들도 곱게 있지 않았다.


남편도 기분이 언짢아 화를 내며 거들었다.


나와 남편이 한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예의를 가르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예의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화를 내며 예의를 가르치고 했다.


아들에게 화를 내는 마지막에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야"

라고 말을 했다.


아들 입에서 잘못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이미 날카로워져 있었던 아들은

"잘못한 거 없는데요"라고 했다.


예전이 나였다면 아주 지랄을 해도

3박 4일은 했을 텐데

이 정도 한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분명 위와 같은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아이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날카로운 대화를 마치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남편도 마음이 불편해했다.


좀 더 현명하게 아름답게 

부모로서 슬기롭게 대처할 수는 없었을까라는 

생각들이 마구마구 올라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잠들고

남편과 차분이 대화했다.

부모로서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부분

그래도 인사에 대한 예의는 얘기해야 한다는 것...


밤새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잘못한 것을 잘 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부모인 나에게도 필요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들에게 

부모로서 현명하지 않았던 부분을 사과했고

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나누며 

하루가 지났지만 아름답게 마무리를 했다.


아들도 출근하는 아빠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고 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가끔 내 의지와는 다르게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은 부모도 분명 아주~~ 많다)


화를 내고 무섭게 해야

말을 잘 들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화를 내면

잘 듣기는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이 크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


차근차근 차분하게 

필요한 말만 해도

잘 알아듣는다.


그리고 그것이

화를 내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배려를 가르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들을 배려있게 대하자.


예의를 가르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들에게 예의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는 말이 있다.


화내고 큰소리 내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서 다시 깨닫는다.


엄마에게 

성장하는 기회를 주는

중2병 아들

고맙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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