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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애밍 Sep 28. 2024

생각이 쏟아지는 날들

삶의 다이나믹 한 가운데서.

생각이 쏟아져 생각에 빠져있을 시간에 당장의 무언가를 하면 나는 좀 더 성취를 이뤘을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늘상 생각에 파묻혀 지내는 것 같아요. 특히나 호르몬의 영향을 받을때는 아주 일전에 이불킥했던 내용들이 떠오르면서, 별것도 아닌 일임에도 무슨 세상이 망한 냥의 걱정과 불안이 올라올 때도 있고요. 현실과 전혀 다른, 근거없는 막연히 상상하는 휘황찬란한 미래에 설렐 때도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이 쏟아지는 가운데 때로는 정신을 못차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살아보겠다는 마음 하나 붙잡고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30대인 저는 이 생각들을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어서 브런치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사랑하는 일에 대해 꾸준히 기록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걸 결국 저는 또 다른 SNS와 마찬가지로.. 돌고 돌아 그냥 저의 생각을 기록하는 용도로 브런치를 하게되려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계속 저 스스로를 정의하고, 진짜 '나'는 누군지, '내'가 원하는게 정말 어떤 모습인건지 찾고자하는 욕구가 강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지극히 일기같은 개인적인 정리의 기록들이라, 이런것은 웹용의 기록으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오히려 이상한 것만 같아서) 늘 가만히 있다보니.. 오히려 정말 생각으로만 꽉차는 날들이길래, 안되겠다. 일이 아닌 나 전체로 봤을때 이러한 기록은 나에게 의미가 있다 라는 마음으로.. 글을 기록해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용기를 낸 데는.. 얼마전에 둘째 임신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도 있습니다. 또 한 번 삶의 국면이 새로워 진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 임신과 출산, 휴직과 복직에 있어서는 앞으로의 삶을 지지해 줄 무언가를 세워야한 다는 맘들이 올라오면서, 더 기록에 대한 욕심을 낸 것 같아요.


' 35세 전에 내가 생각해 가족의 형태를 완성하고, 40이 되기 전에 나의 커리어에서 한번의 터닝포인트를 만들 있을 정도의 전문성을 쌓는다. 가정에서는 현명한 아내와 엄마로, 일터에서는 열정적인 일꾼으로 삶의 어떤 영역에서든 에너지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된다. 시간이 흐를 수록 깊은 사람이 된다.'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25살부터 34살까지를 한 싸이클로 보고, 20대 중반 남편과 결혼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10년, 그리고 30대의 모습은 위와 같았어요. 늘 마음에 품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일을 했고, 대학원을 다녔고, 가정을 꾸렸습니다.


10대 부터 많은 계획을 세워가며 하나씩 이뤄가면서 가운데 최고의 결과를 얻지 못한 단계 단계에서의 순간에는 다시 해보기보다는, 내가 최선의 단계에서 우선 마무리 짓고 다음 단계를 밟아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단계에서 한단계 높게 도약하지 못했던데서 오는 패배의식(?)같은게 올라올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시 이전 시절로 돌아가라면 선뜻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않을만큼 순간순간에 진심이었구나 싶어요. (물론 어리고 미성숙했던 시절 내가 현명했다면 이라거나 그런 후회들은 종종 있지많요.)


덕분에 적성에 잘 맞는 일을 하게 됐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게 됐어요. 제가 정의한 평범의 영역 안에서 감사하고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마지막 가족계획(?)을 실행해나가면서, 감사하고 설레는 마음 말고도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첫째때는 출산하고도 한참 어린(?) 나이, 넘치는 열정과 시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상하게 이번 둘째는 임신과 출산, 휴직과 복직을 진행했을 때 어느덧 30대 중반의, 직업과 인생에서 어느정도 전문성과 성숙미가 보여야하는.. 그리고 내 삶에서 어느정도 올라섰어야하는(?)것 같은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제가 40살에 보면 웃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지금 마음은 그래요. 요즘의 30대는 이전에 생각하던 20대와 다르지 않은 것 같이 젊고 도전으로 가득찬 세대인데, 왜 제 마음에는 약간의 겁이 올라오는 걸까요?


취업을 준비할 때 최대한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아 준비했기 때문에, 감사하게도 일이 참 재밌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많고요. 그런데 이번에 또 공백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니까 이번 공백은 마음이 이상해요. 첫째때도 아낌 없이 육아와 공부를 하며 ㅋㅋㅋ 성장의 시간으로 잘 보냈는데, 이번 둘째 때는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더 치열하게 잘 살아나가야한다는 비장하나 마음이 들거든요.

올 하반기 임신을 염두해두고있었기 하지만, 일이 재미있다보니 임신시기에 대한 고민을 막 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전체로 봤을 때 지금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로 판단했을 때 가족의 형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해서 큰 결단을 한 것인데요. 그러면서 제게 닥치는 상황과 마음의 다이나믹이 저를 출렁이게 합니다.


이번에 유독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큰 결정들에 대해 스스로 계획했다고 한들, 삶 속 무수한 다이나믹에 어떻게 몸과 마음을 맡길 것인가.. 맡기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생각요.


이번 브런치북은 저의 30대를 기록하는 브런치입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기록하지 않으면 자꾸 그 하루가 함몰되는 느낌이에요. 아무래도 임신 초기 입덧과 컨디션 저하로, 삶의 무기력이 시작되는 느낌인지라 이것을 벗어나려는 발버둥의 시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제껏 삶의 경험치로 보면, 발버둥을 치는 모든 행동은 결국 제 인생이 잘되는 방향의 어떤 밑거름으로 바뀌어있더라구요.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오늘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시간이 될때마다 열심히 읽던 책들도 잠시 놨었거든요. 그러면 아이러니하게 생각이 더 많아져요. 저를 좀 더 다시 타이트하게 가져가봐야겠어요. 이미 어느정도 삶의 형태가 정해져 한계가 없는 삶의 형태로 나아가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겠지만 ㅋㅋㅋ!! 가정에도 중요한 가치를 두는 저는 그런 마음이 드네요.


내 삶에서의 최선과 최고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록이 되면 좋겠습니다. 막상 갔는데 오잉 목표가 없었던건가? 싶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계속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제 삶의 방향성이 좀 더 명확해 지면 좋겠어요.

기록이 끝날 쯤,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발전적인 형태의 생각으로 나아가져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무기력한 한달을 보내면서 무기력하게 지냈던 그 모습조차 기록해보려고요. 그래도 또 이렇게 지금의 마음을 기록해두니 한결 가벼운 맘이 들어요. 


오늘은 그래도, 좀 더 편안하게 잠들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내일 그리고 월요일을 생각하면서 글을 마무리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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