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인 러브 14화

적인가, 무기인가.

by 마이애밍

코인 인 러브 14화 - 적인가, 무기인가


[세 줄 요약] 충격적인 저녁 식사 후, 유나는 민재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섰음을 깨닫는다. 최진석 회장은 기존 금융 인재들의 한계를 절감하고, 자신의 제국 '진성정밀'을 지킬 '새로운 무기'의 파일럿으로 민재가 유일한 후보임을 깨닫는다. 며칠 뒤, 최 회장은 민재에게 자신의 '비공식 헤지펀드' 운용을 맡기겠다며, 10억이라는 거대한 자금이 걸린 위험한 제안을 던진다.


SCENE #1 그날 밤. 돌아가는 차 안


집으로 돌아가는 검은색 세단 뒷좌석.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민재는 창밖의 야경을, 유나는 자신의 무릎 끝을 보고 있었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유나였다.


“…괜찮아?”


걱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였다.

창밖을 보던 민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그는 싸늘한 전장에서 돌아온 검투사처럼 지쳐 보였다.


“너는?”


그는 자신의 안위 대신, 그녀의 안부를 물었다.

그 한마디에, 유나는 온종일 자신을 짓누르던 긴장이 탁 풀리는 것을 느꼈다.


“나… 오늘 네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아빠 앞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처음 봤어.”


민재는 대답 대신, 희미하게 웃었다.


“네가 먼저 싸워줬잖아. 정해진 판에서.”


그는 그녀가 어른들의 계획에 맞섰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깊은 상호 이해의 순간.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서고 있음을 알리는 조용한 신호였다.

차가 신림동 입구에 멈춰 섰다. 민재가 차 문을 열기 전, 유나가 다급하게 말했다.


“오늘… 미안했어. 그리고… 고마워.”


민재는 대답 대신,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고 차에서 내렸다.

유나는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다. 아버지의 거대한 세상 앞에서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았던 그의 단단한 어깨가, 어두운 골목길의 희미한 가로등 아래에서는 어쩐지 조금 외로워 보였다.


그 순간, 유나는 깨달았다.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은 더 이상 ‘지적인 파트너’에 대한 감탄이나 호기심이 아니라는 것을.


SCENE #2 같은 시각. 최진석 회장의 차 안


유나를 내려준 후, 최진석 회장은 한태민에게 집까지 태워주겠다며 차에 태웠다.


“제가 괜한 걱정을 끼쳐드린 것 같습니다, 회장님. 역시 회장님 앞에서는 어쩔 수 없군요.” 한태민은 애써 웃으며, 모든 것이 최 회장의 손바닥 안이었다는 듯 상황을 포장하려 했다.


“아니.”

최 회장은 그의 아부를 단칼에 잘랐다.

그는 앞만 보고 운전하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저놈은 물건이야. 보통 멘탈이 아니야.”


그것은 민재에 대한 첫 번째 인정이었다. 그는 조수석에 앉은 한태민을 힐끗 쳐다봤다. 그의 눈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자네는 저놈의 출신을 공격했지만, 저놈은 내 회사의 핵심을 공격했어. 싸움의 격이 달라.”


“…….”


“태민아. 너는 오늘 졌다. 완벽하게. 비즈니스는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니야. 알아들었나?”


뼈를 때리는 평가에 한태민의 얼굴이 하얗게 굳었다. 최 회장은 더 이상 그에게 관심 없다는 듯, 다시 정면을 응시했다.


SCENE #3 그날 밤. 최진석 회장의 서재


최진석 회장은 홀로 서재에서 위스키 잔을 기울였다. '강민재'. 그 당돌한 청년의 눈빛과 논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서, 사업가로서의 냉철한 계산이 시작되었다. ‘희토류 파동….’ 얼마 전 겪었던 위기가 그의 뇌리를 스쳤다. 자신이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진성정밀’이라는 이 거대한 쇳덩어리가, 저 멀리 미국이나 중국에서 터진 사건 하나에 얼마나 쉽게 휘청일 수 있는지를.


‘세상이 바뀌었어. 이제 공장만 돌린다고 되는 시대가 아니야.’ 그는 결심했다.

자신의 제국을 지켜줄 새로운 무기가 필요했다.

진성정밀이라는 본대가 흔들릴 때, 역으로 적진을 교란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작고 날렵한 특수부대. 자신의 개인 자산으로 운용하는 비공식 헤지펀드.


하지만, 누가 그 펀드를 운용할 것인가?

최 회장은 머릿속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스타 펀드매니저 몇몇을 떠올렸다.

‘그놈들은 안 돼.’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낡은 세계의 모범생일 뿐이었다. '안정적인 수익률'과 '리스크 관리'라는 교과서에 갇혀,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는 오히려 앵무새처럼 원칙만 되뇌다 침몰할 놈들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폭풍우 속에서 유유히 서핑을 즐길 줄 아는 미친 서퍼지, 항구에 묶인 안전한 유람선 선장이 아니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단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강민재’.


그는 달랐다. 그는 변동성을 리스크가 아닌 기회라고 했고, 모두가 공포에 떨 때 베팅했다. 그는 낡은 세계의 규칙을 따르는 대신, 새로운 세계의 규칙을 만들려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잃을 게 없는 놈이었다. 그런 놈이야말로 가장 배고프고, 가장 용감하게 싸울 수 있다.


‘저런 놈은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물건이다.’ 그는 민재의 가치를 평가했다.

‘저놈을 그냥 내버려 두면, 결국 마이클 정 같은 놈들 눈에 띄게 될 거다. 내 눈앞에 굴러온 다이아몬드 원석을 남 좋은 일만 시킬 수는 없지.’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였다.

‘싹을 자르는 게 아니라, 내 화분 안에서 키우는 거다.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목줄을 채워서.’ 그는 결심했다. 민재의 재능을 시험하고, 이용하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판을 짜기로.


그는 자신의 충직한 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비서. 내가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투자 자금, 지금 현금화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나?”


[대략 10억 원 정도 가능하십니다, 회장님.]


“됐다. 그 강민재라는 학생, 다시 한번 연락하게. 내가 만나자고 한다고.”


SCENE #4 며칠 후. 한적한 호텔 라운지


민재는 유나가 아닌, 김 비서의 연락을 받고 약속 장소에 나왔다.

그의 앞에는 최진석 회장이 홀로 앉아 있었다. 오늘은 유나도, 한태민도 없었다.

최 회장은 서두 없이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본론을 꺼냈다.


“자네, 지난번에 내 딸 앞에서 큰소리쳤더군. 시스템을 소유하고 싶다고.”


“…….”


“그래, 패기는 좋다. 하지만 세상은 말로 움직이는 게 아니야. 그래서 내가 판을 하나 만들어주지. 진짜 돈으로 하는 판.”


그의 눈빛은 비정할 만큼 차가웠다.


“내 개인 자금 10억이다.”


최 회장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의 모든 단어가 비수처럼 날아와 박혔다.


“이걸 자네에게 맡기겠다. 기간은 6개월. 목표 수익률은 20%.”


민재의 눈이 커졌다. 10억. 그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액수였다.


“이건 자네에 대한 내 시험이기도 하지만, 내 새로운 무기에 대한 첫 번째 테스트이기도 해. 성공하면, 수익금의 절반인 1억을 자네에게 주지. 실패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나면, 자네는 내 돈 10억을 전부 갚아야 할 걸세. 그리고 내 딸과 내 회사, 내 세상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마.”


그것은 기회가 아니었다. 자신의 야망을 담보로 한, 잔인한 시험이었다. 성공하면 꿈에 그리던 시드머니를 얻지만,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고 10억의 빚까지 짊어지게 되는, 악마의 계약.


최 회장은 자신의 제국을 지키기 위해, 민재의 인생을 건 마지막 시험 문제를 던졌다.


꿈의 시드머니 10억 원. 하지만 그것은 달콤한 기회인가, 아니면 인생을 파멸시킬 족쇄인가. 최진석이 던진 위험한 제안 앞에서, 민재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14화 업로드를 마칩니다.

일 1회 업로드하기에는, 꽤 오랜 기간 연재해야할 것 같아서..

우선 써둔 분량을.. 매일 몇편씩 올리게 되네요ㅠㅠ! (15화부터는 내일 연재됩니다!)


혹시 계속 읽어주신다면, 읽어주셨다는 표시로 읽으신 회차 글에 좋아요 혹 댓글을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연재 할수록 저 스스로가 계속 도파민이 터져서 큰일에요. 도파민 중독자 되는거 아닌가...

여기서 욕심을 내자면, 독자님들도 지친 하루 일상 속 도파민으로 코인 인 러브를 활용하셨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욕심을 내봅니다.. 하하핫


휴직 후 재테크 공부도 하면서 세계 경제, 지정학적 상황들.. 등등 공부하다보니 너무 재밌으면서 동시에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은 마음들이 들어서요. 그런데 씨드는 없고..

나름 공부했기에(?) 장기적으로 가치투자할 곳들에 대한 확신은 서는데.. 올라갈게 보이는데 씨드는 없고..(도돌이표..)


그래서 코인 인 러브에서 한을 풀어봅니다. 민재는 처음에 저와같은 소액 씨드로 생활하지만... 미친듯한 수익률과 이제는 최회장까지 팔 걷어부쳐주네요.. (과연 민재는 허락할까요?)


저의 현실과는 너무 다르지만, 글 속에서 대리만족하며 보내는 목요일입니다.

내일은 연휴의 시작이죠. 모두 오늘! 불목 보내셔요 :-)

이전 13화코인 인 러브 1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