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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섶 Oct 09. 2021

리트머스 잎사귀(오새미 시), 인연(클라리넷)

오새미 시인의 시 ‘리트머스 잎사귀’를 낭독해서 동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클라리넷으로 연주한 곡은 이선희 노래 ‘인연’입니다. 이렇게 작업해보는 시와 클라리넷의 컬래버가 좋은 반응을 얻어가는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원래는 다음 월요일에 올리려고 했는데 연휴가 시작하는 날이라서 연휴의 첫날에 미리 올리기로 했습니다. ^^

       

리트머스 잎사귀

오새미     


하늘 품은 잎사귀 이마에 얹으면

수없이 얽힌 미로일지라도

어둠에서 헤어나올 수 있다    

 

그늘을 만드는 나뭇잎을 귀에 대보면

가지에 걸린 슬픔 한 줌

며칠 후 잘려나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가득하다 


촘촘한 아파트 숲에서

매미가 날카롭게 울던 한낮

그 울음에 이파리를 적셔보니

뭉게구름이 바람에 밀려

종종걸음을 하고 있다는 소식     


허공을 응시하는 여인의 가슴에

연둣빛 풀잎 하나 얹었는데

붉은 눈물이 배어 올랐다     


자식을 잃은 어미의 심장

그리움을 찾아 헤매는 달빛이

수런거리는 밤

하늘 닮은 떡잎 물고

새벽이 찾아오고 있다     


비와 바람과 햇빛

누구도 알지 못한 속내를 푸른 잎은

듣고 보고 만질 수 있어     


둥지 품은 여린 잎새들이 

새끼들에게 연두를 먹이는 것이다


https://youtu.be/eoYX7ezU7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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