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보이를 클라리넷으로 연주했습니다.
어릴 때는 ‘아 목동아’로 배워 불렀는데요. 그때는 이 노래가 명랑하면서 목가적인 노래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대니 보이’라는 노래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 또한, 전쟁에 나가서 돌아오지 못하는 아들을 그리워하다가 죽는 아버지, 죽어서도 그리워하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클라리넷으로 불고 또 동영상을 만들고 하는 동안에 왠지 모를 슬픔이 가득 차오르곤 했습니다.
동영상은 대니 보니 느낌이 나는 사진을 사용해서 만들어봤습니다. 그리고 ‘대니 보이’ 영어 가사를 참고해서 시처럼 만들어봤는데요. 번역이라기보다는 전체가 의역이고, 또 이해하기 쉽게 어떤 내용은 빼고 어떤 내용은 첨가하면서 형태를 시처럼 정리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가사 번역이라고 하기는 어렵구요. 대니 보이 감상시라고 보는 것이 제일 정확한 표현이 되겠습니다.
이종섶
오, 내 아들 대니야.
저 멀리 군대 행진에 맞춰서 부는
아련한 백파이프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구나.
골짜기와 골짜기를 지나 저 먼 산기슭까지
여름은 가버렸고
나뭇잎도 모두 떨어지고 없는데
너는 전쟁터로 가야 하고
나는 너를 기다려야 하는구나.
그러나 너는 돌아올 것이다.
초원에 여름이 올 때쯤
아니, 텅 빈 계곡에 눈이 하얗게 덮일 때쯤
너는 분명 돌아올 것이다.
햇빛이 비춰 따스한 날에도
그늘이 져 춥고 어두운 날에도
나는 여기서 너를 기다릴게.
오, 내 아들 대니!
오, 내 아들 대니!
아빠는 너를 너무나도 사랑한단다.
그러나 네가 돌아왔을 때
꽃들이 시들어 말라버리는 것처럼
나도 죽어 여기에 없으면
어떻게 할까.
네가 돌아와서
내가 누워 잠들어 있는 이곳을 찾아와
무릎 꿇고 나를 위해
사랑의 말을 들려준다면
나도 내 사랑하는 아들의 음성을
그 부드러운 그 소리를
드디어 듣게 되겠구나.
그러면 내가 생전에 가졌던 꿈이
죽어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꿈이
모두 다 이루어져
한없이 따뜻한 기쁨이
가득 차오르게 될 것을 믿는다.
네가 나에게 와서
사랑한다고 말해줄 때까지
아빠는 여기서
평화롭게 잠들어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