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별로 보내는 편지

에필로그

by 하루


찹찹찹찹. 온 집안을 따뜻하게 해 주던 하루의 발걸음 소리였다. 이불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하루의 꼬순내가 배어있었다. 옆구리와 다리 사이, 틈만 보이면 파고드는 덕분에 매일 따뜻하게 깨어나던 겨울아침이었다.


벅벅벅벅. 잠이 들 듯 말 듯할 때면 팔을 긁어대며 간식을 더 달라던 하루. 자는 척을 하면 양 귀를 흔들어재끼며 동네방네 다 깨울 양 짖어대곤 했다. 늘 언니, 엄마만 바라보고 옆에 꼭 붙어있었던 언니 껌딱지 하루의 모든 게 다 그립기만 하다.





네가 떠난 직후 집은

조용하다 못해 너무도 고요해 적막이 흘렀어.

언니는 아직도 가끔씩

네가 있던 흔적을 찾아다니곤 해.

이불이 구겨진 틈만 보면

혹시.. 하는 마음에 괜히 들여다본단다.

아직도 빈 침대를 바라보면 네가 보이고,

아팠던 시간의 사진들은 아파서 볼 수가 없어.

너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삶이 무너지는 기분도 들었어.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자

기다리던 가을이 왔는데 하루가 없네.

너의 부재로 가을은

가장 슬픈 계절이 되었어.

네가 환하게 웃으며 뛰어놀던

마지막 추억이 가득한 봄이 가장 좋고,

언니 품에서 마지막 숨을 쉰 가을은

이제 무서워질 것만 같다.

부족했던 잠은 하루가 없을 때 자야지 했었어.

그런데 네가 없는 지금 잠도 오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네가 없으니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 하루가 떠난 지

벌써 두 달이 지난 지금,

힘든 기억은 점점 무뎌지고

행복했던 기억만 점점 선명해지고 요즘이야.

병간호를 이유로 너와 꼭 붙어있던 8개월,

그리고 너와 함께한 약 15년의 시간이

언니는 참 행복했어.


하루야, 우리 하루야.

강아지별에서 잘 지내고 있니?

친구는 많이 사귀었구?

건강한 다리로 신나게 뛰놀고 있을까?

언니 걱정은 말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달려가.

우리 하루 날쌘돌이라는 걸 친구들에게 자랑하자!

그러다 너무 힘들 때

가끔씩 언니 품에 와서 쉬고 가렴.

언니는 늘 두 눈 크게 뜨고

우리 하루 기다리고 있을게.

우리 하루가 바람을 타고

언니를 쓰다듬으러 올 땐 온몸으로 맞이할게.

우리 하루가 위에서 친구들이랑

누가 더 멀리 쉬야하나 시합하느라

비가 세차게 올 때면 언니는

우리 하루 1등 하라고 하늘을 향해 응원할게.

언니 품에 쉬러 올 때면

양팔 벌리고 기다렸다가 꼭 안아줄게.

어떤 모습이어도 언니가 꼭 알아볼 테니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그날을 기다리며 더 멋지고 든든한

언니가 되어 보일게. 지켜봐 줘!


하루야, 우리 하루야.

언니한테 와줘서, 가족이 되어줘서 고마워.

늘 웃음 주던 우리 하루,

언니한테 사랑을 가르쳐줘서 고마워.

언제나 보고 싶은 우리 하루,

수백 번 말해도 부족할 만큼 사랑하고 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