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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ome Nov 16. 2022

재해가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관리

 재해와 기업실적 그리고 위험관리

최근 상장회사들의 3/4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제 오전 10시 경에 삼성전자 배당금이 입금되었다는 메시지를 증권회사로부터 받았기에 실적시즌임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대재해발생으로 그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던 화일약품의 3/4분기 실적도 11월 11일에 발표가 되었습니다. 아래 손익계산서를 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놀랍게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호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3/4분기 마지막 날인 9월 30일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폭발/화재사고로 인해 100억원에 달하는 기타비용(영업외비용)이 회계적으로 인식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여 적자전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화일약품 2022년 3/4분기 실적(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상기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예기치 않은 안전사고가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상기 재해손실의 좀 더 구체적인 내역에 대해서는 3/4분기 보고서 상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기재되어 있는데, 건물, 기계장치 같은 유형자산 손실은 장부가 기준 77.83억원이고, 이러한 유형자산을 사용하여 생산을 하는 제품인 재고자산 손실이 21.85억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상기와 같이 화재사고로 인한 자산손실을 기타비용 99.67억원으로 인식함으로써 3/4분기 당기순손실을 보았지만 향후 보험금이 확정되면 영업외수익인 기타수익을 인식하게 될 것이므로 우발적인 손실로 인한 재무적 충격은 추후 어느 정도 보험으로 보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보험의 역할이 보험계약자가 사고발생 이전의 경제상태로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건과 같은 고액 사고의 경우 복구가 완료되어야 이를 확인한 후 보험금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4/4분기가 약 1달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아직 조업재개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사실상 회계연도 말인 4/4분기 내에 보험금이 확정될지는 미지수로 보입니다.

복구가 되더라도 손해사정사가 이를 확인하고 손해액을 보험금으로 산정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빨라야 내년 초에나 실적 회복 및 개선을 예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한편, 고정자산과 재고자산 손실 외에 조업이 중단된 기간 동안의 영업손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공시내용만 보면 화일약품 영업손실을 보전해주는 보험계약은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사업장에서의 대체생산 또는 다른 루트를 통한 거래처로의 대체품 공급 등 매출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4/4분기 말 기준으로 설사 보험금을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매출액 감소를 최소화함으로써 당기손익에서 적자를 면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위험관리의 중요성


비록 이러한 우발적인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높지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기업의 실적과 재무제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상기와 같이 확인하였습니다.


최악의 경우 기업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우리 사업장에서는 절대 사고가 안난다'고 생각하는 한편 '안전관리 및 위험관리에 투자를 하는 것은 매출의 창출과는 무관한 쓸데없는 비용의 지출'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실 회사의 재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우발적인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한 번 발생하면 그 충격과 파급효과는 중대할 수 있습니다.


위험관리에 투자를 함으로써 이러한 재해발생 가능성을 경감시킬 수 있는 한편, 기업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인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평상시 재해경감활동을 하고 만일의 재해발생에 대비한 재해복구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업연속성 관리를 경영에 도입함으로써, 만일의 사고발생시에도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적절한 위험관리제도와 문화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재해발생에도 불구하고 매출감소 영향을 최소화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한편, 위험관리의 일환으로 적절한 보험관리를 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국내 사업장에 예기치 않은 재해로 인해 회사의 자산에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은 기본이고 자산 손해로 인한 조업활동중단 시 영업손실을 보장하는 보험담보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약 1천억원의 비용을 지출한다고 공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출함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비용지출을 통해 예기치 않은 우발적인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기업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보장됨으로써 주주가치가 제고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컨대, 재해는 기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평상시 재해 발생 방지 대책 수립, 재해 발생시 손해경감활동 시행, 사업연속성 관리 도입  위험관리 문화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활동은 비용 지출의 차원을 넘어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이로써 투자자를 보호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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