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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ome Nov 08. 2022

서울은 만원이다.

그래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한 의약품 회사의 폭발로 인한 직원 인명피해, 모 식품회사 공장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이태원 핼러윈 행사 시 발생한 수많은 인명 피해 뉴스 등 여러 가지 사건사고를 보면서 사람이 연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 시절 감명깊게 들었던 그룹 퀸(Queen)의 <Made in Heaven> 앨범에 수록된 노래 'My Life Has Been Saved'의 다음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I read it in the papers

There's death on every page

Oh Lord, I thank the Lord above

My life has been saved


이 세상 곳곳에는 높고 낮은 확률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각종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은 우연하고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이어지고, 그 결과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오랫동안 보험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그동안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수없이 많이 보아 왔고 이러한 사건사고들이 통계적/확률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사고발생 확률을 높이거나 낮추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위험관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사고로 인해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나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분위기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각종 축제와 행사는 재개될 것입니다. 잠시의 축제 취소나 연기가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고 사고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위험관리 문화와 안전에 대한 의식수준을 높이는 것이 아마도 좀 더 근본적이 대안일 것입니다.


스페인 여행을 통해 경험한 경찰의 역할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면서 스페인은 하루하루가 축제의 나날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국가의 주요 산업이 관광업이다 보니 관광지 곳곳에는 유명한 문화유산이 존재할 뿐 아니라 크고 작은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는 것 같았습니다.


스페인은 안토니오 가우디가 먹여 살리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싼 입장료를 부담하면서까지 가우디 건축물을 관람하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지만, 지역의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경험하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스페인을 방문했던 당시 도시 곳곳에서는 메르세 축제를 중심으로 음식문화 축제, 전통시장 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바르셀로나 그라시아 거리에서의 축제 장면
바르셀로나 해변 마을의 어린이 축제

스페인 여행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것은 까딸루냐 지방 축제로써 고딕지구에서 열리는 '인간탑쌓기'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수많은 인파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로 스페인 경찰이 인간탑쌓기 축제가 열리고 있는 산 하우메 광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주요 골목길들의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경찰에 항의를 하였으나 경찰은 단호히 출입을 금지시켰고 관광객들에게 우회길을 이용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또한 주요 골목길은 일방통행만 허용함으로써 혼잡을 최소화하였습니다.

산 하우메 광장 진입로(골목길)를 통제 중인 스페인 경찰

당시 우회로의 우회로를 돌고 돌아 인간탑쌓기 현장에 가까이 갈 수록 혼잡도가 심해지자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꼈기에 더 이상의 접근은 포기하 가까이서 행사를 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멀찍이 인간탑을 바라본 후 발길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2022년 10월 29일 밤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데이 참사 소식을 뉴스로 접하게 되면서 만일 스페인에서 경찰의 통제가 없었다면 저 또한 안전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 결과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 못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르셀로나 고딕지구 인간탑 쌓기 행사

이태원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고, 스페인 경찰이 인간탑쌓기 행사시 광장에 일정 인원 이상이 밀집하자 진출입로를 통제한 것처럼 우리 나라도 이러한 사고 방지 예방조치로써의 선제적인 통제 및 위험관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압사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11월 6일 무궁화호 탈선 사고(무궁화호가 영등포역에 진입하던 중 열차가 궤도를 이탈한 사고)가 나면서 1호선 전철 열차 운행이 지연되었고 이로 인해 열차에 인파가 몰리며 전철을 이용한 사람들은 이태원 사고가 전철에서 재연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는 만원시 경보음이 울리지만 전철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출퇴근길 러시아워에 전철이 사람으로 가득 차는 경우에는 좀 늦더라도 안전을 생각하며 다음 전철을 이용하는 여유가 필요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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