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나다앨리 Apr 07. 2020

아이가 생기고 달라진 점
: 육아 감정 이야기

미라클 모닝 6일 차


극한의 상황에 치닫고 보니
내 삶의 우선순위가 뚜렷 해 졌다.



성격상 겉으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

아이 때문에 내 꿈을 포기했다,

아이 때문에 나를 희생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하지 못했던 상황에 마주하게 되니

만약에 내게 아이가 없었다면

나는 어떠한 모습의 삶을 살고 있을지,

그 흥청망청함이 뻔하게 그려지는 것이었다.








둘째 만나기 15일 전 (2017 몬트리올)



아이가 생기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





배우자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함께 그려지는

행복한 가정을 꿈꿨던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자유로운 삶도 포기하기 싫었던

나의 마음 깊숙한 곳의 이중성은

출산, 육아, 경력단절, 외모 변화, 감정 변화 등

아이가 생김으로 인해

왠지 초라하게 느껴지는 내 삶의 변화

그저 기쁨만으로 누리지는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지금도 변화에 적응 중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감정은

힘들지만 행복하다고 간단히 표현할 수가 없는

매우 복잡 미묘한 감정이다.






네가 드디어 스스로 딛고 일어섰을 때 엄마도 부모로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었어 (2018 토론토)



나는 천천히 부모가 되어가고 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와 세상으로부터

하나씩 배우고 성장해 가는 만큼

아이와 나이가 같은 "부모로서의 나" 또한

함께 배우며 같은 나이로 성장해 가고 있다.

가끔은 내가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다

느껴지기도 한다.




내 아이가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만,

아니 아이가 결혼을 할 때까지만,

아니 내 아이가 낳은 귀여운 아이들을 보고

내 부모가 내 자식들에게 그러하듯

할머니의 사랑을 맘껏 줄 수 있을 때까지만,

"건강하게 잘 살고 싶다!"

는 삶의 의지 또한 다져지고 있다.




애써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목표를 정하고 살아가던 이전과는 달리

부끄럽게 않게 인생을 잘 살아가야 할

당연한 이유도 생기게 된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두 사건.

결혼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이 맞았고,

아이들을 통해 변치 않을

삶의 목표와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그 목표로 다가가기 위해

부끄러웠던 과거의 내 모습을 인정하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매일 도전하는 나 자신이

참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칭찬해주나~ㅎㅎ)




한 사람의 진실된 변화는

자신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공동체도 변화하게 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는 것을 믿는다.











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되는

아이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

아이의 영상을 찍고 편집하며

그 순수한 모습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벅차오르는 느낌과 함께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 본다.






오늘도 사랑하는 아이들과 24시간 함께하는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미라클 모닝 6일 차

@캐나다앨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