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블22]나뉘어 져야 하는 블록체인, 합쳐져야 하는

나뉘어 져야 하는 블록체인, 합쳐져야 하는 우리 민족

by 조민양

“分久必合 合久必分(분구필합 합구필분)”,

‘천하란 나누어 진지 오래면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나누어진다.’ 삼국지에 나오는 구절이다. KBS 라디오 드라마 프로그램인 ‘와이파이 삼국지’에서 인트로 내레이션으로 사용하고 있다. 무릇 소설에서 나오는 문구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 역사의 흐름이 잘 표현되어 있다.

중국의 역사를 보면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 초한지의 무대와 한나라 시대 그리고, 삼국지의 무대를 지나 통일된 수〮당을 거치고 명〮청을 지나서 현재의 중국에 이르렀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삼국시대에서 신라의 통일시대와 후삼국에서 고려와 조선을 거친 단일 시대를 거쳐서 지금은 아픈 역사인 분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컴퓨터 시스템의 아키텍처 변화와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최초 컴퓨터라는 개념이 나왔을 때는 메인프레임이라는 중앙화 된 시스템이었다. 호스트 환경인 중앙화 된 컴퓨터가 지속되다가 다운사이징이라는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이 나왔다. 다시 말해 나뉘어진 시스템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나뉜지 오래되니 다시 합쳐진 시스템인 중앙화 된 웹 시스템이 나오게 되었다. 다시 앱을 위시한 분산된 리치 클라이언트 시스템으로 나뉘어 졌다. 현재는 또다시 합쳐진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가 되었다. 영원할 것 같던 클라우드 기반의 중앙화된 시스템도 블록체인이 나오면서 나뉘어 지게 된 시스템의 시대가 오고 있다.

너무나도 역사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블록체인 비즈니스도 진화하고, 블록체인 시스템도 진화하고 있다. 합쳐지면 나누어지고, 나누어지면 합쳐지는 역사의 반복은 블록체인에 국한해서 살펴봐도 분명히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는 탈중앙화의 기치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탈중앙화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인공지능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개입 없이 자동화를 활용한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다. 그때에는 중앙화 된 성격의 자율 통제 정책이 작동하는 아키텍처가 다시금 등장하게 될 것 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하나로 중앙화된 것과 여러 개로 분산된 것 중에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역사의 흐름에서 볼 때에도 하나가 되었다가, 다시 나누어지고, 다시 하나로 되는 것의 반복되는 흐름이었다. 컴퓨터 시스템에서도 하나로 합쳐진 중앙화된 시스템이 정답도 아니고, 분산된 시스템이 정답도 아니다. 더욱이 시스템 아키텍처는 선택의 문제이지 정답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대입 이전인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정답이 존재하며, 그것을 찾아야 하는 세상에서 살아 왔다. 그러나, 세상살이에는 정답이 있는 문제는 그렇게 많지 않다. 왜 그렇게 결론을 냈는지, 논리적인 근거가 있다면, 선택한 것은 정답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명확하다면,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물이 섞여서 신선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마실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에서 보듯이, 정체되어 반복의 연속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그를 통한 자극이 이슈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된다. 이러한 해결의 과정이 생태계 내에서 생존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도전과 모험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실을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초석이 되도록 나가야 한다.

많은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보면, 왜 블록체인을 선택하는 지? 탈중앙화가 필요한 아키텍처인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아키텍처는 선택의 문제이다. 맞고 틀림을 판정할 수 있는 정답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런 선택을 하게 된 논리적 근거와 설명이 충분해야 한다. 백서에 제시된 일정과 기능을 약속대로 보여주고, 사업의 범위를 타당하게 제시하는 것이 정답임을 입증하는 길이 될 것이다.

달도 차면 기울고, 비워지면 다시 꽉 차는 반복을 끊임없이 계속한다. 2018년 가을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다. 우리 대통령은 ‘남과 북이 오천 년 동안 합쳐져 있다가 70년간 떨어졌다’고 표현했다. 블록체인은 떨어져야 할 때이지만, 한반도는 합쳐져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추석의 보름달을 보면서 똑 같은 소원을 빌었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소원성취하는 한가위를 보냈기를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품블21]지구제국의 출발점, 블록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