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이 Jun 09. 2021

강점을 찾는 나만의 방법


'강점'이라는 말을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강점이 뭐지? 장점과 다른 건가? 특기, 적성, 잘하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지요.


강점의 사전적 정의는 '남보다 우세하거나 뛰어난 점'입니다. 많은 자기 계발서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잘 계발해서 강점으로 승화시키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나의 강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근본적으로 '나는 어떤 존재로 세상에 왔는가'라는 질문에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크리스천이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지으시고, 각자에게 맞는 은사를 주셨음을 믿습니다. 하지만 굳이 종교가 없더라도 각 사람마다 기질과 개성이 다르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강점을 생각할 때 '스머프 마을'을 떠올립니다. 모두 타고난 개성과 맡은 역할이 다른 공동체이지요(스머프와 관련된 페미니즘과 가부장제 이슈는 일단 잊어버립시다). 요리사는 요리라는 강점이, 편리는 물건을 잘 만든다는 강점이 있어서 각자 강점에 맡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무도 요리사에게 '편리는 앉은자리에서 식탁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는데 너는 의자 하나도 못 만드니?'라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편리가 스스로 '요리사는 스튜도 잘 끓이고 스테이크도 잘 굽는데, 나는 빵 하나도 못 구워.'하고 자책하지도 않아요. 


서로 간의 비교, 그에 따른 비난과 자책이 있게 되면 거기서부터 불행이 시작됩니다. 요리사는 아무리 노력해도 편리처럼 될 수 없고, 편리는 죽어라 애를 써도 요리사처럼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강점을 찾는다는 것은 내가 세상에 어떤 존재로 왔는지 깨닫고, 그에 맞는 삶을 추구하며 행복해질 수 있는 지름길을 발견하게 되는 일입니다. 


또한 요리사와 편리가 비난과 자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서로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사는 물건이 필요할 때 편리에게 부탁하면 되고, 편리는 배가 고플 때 요리사를 찾아가면 됩니다. 우리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전부 우리 손으로 해낼 필요는 없어요. 결국 강점은 궁극적으로는 '연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래에서 제가 강점을 발견한 방법을 소개합니다('지혜코칭센터'에서 배운 방법을 제 나름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photo by dulcey-lima on unsplash



* 스트렝스 파인더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사면 테스트를 할 수 있고, 기관에서 테스트만 따로 할 수도 있습니다. 검사를 마치면 나의 상위 강점 5가지를 알려주고, 그에 대한 자세한 보고서를 보내줍니다. 


테스트는 각 문항에 대한 답을 스스로 체크하는 방식인데, 이런 방식에는 함정이 있지요. '내가 생각하는 나'와 '실제의 나'가 불일치할 경우 결과가 잘못 도출될 수 있어요. 그러므로 상위 5개의 결과를 맹신하지 말고, 그에 관한 설명을 꼭 읽고 맞는지 검토해보세요. 


저는 2순위 강점이 사교성인데, 결과를 받아 들고 의아했습니다. 스스로 외향적인 인간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게 2순위씩이나 될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내가 영업사원도 아닌데 사교성을 어디다 쓴다고?' 마뜩지 않았어요. 


그런데 사교성에 관한 설명 중 "당신의 세계에 남이란 없다. 아직 만나지 않은 친구들이 있을 뿐이다. 아주 많은 친구들 말이다."를 읽고 박장대소했어요. 어쩜 이렇게 저의 속마음을 콕 집어서 표현한 것일까요? 이렇게 설명을 읽다 보면 그게 나의 진짜 강점인지 아닌지 분별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상위 5순위에 들지 않았어도, 책에 나오는 여러 강점들 중 마음에 끌리는 것을 읽어보세요. 거기에 나온 설명이 맞는다면 당신은 그 강점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과거 돌아보기

- 언제 몰입했는가

- 남들에게 주로 받은 칭찬은 무엇이었나

- 남들보다 비교적 쉽게 해내는 것은 무엇이었나


과거를 돌아보면서 위 항목들에 답한 다음 공통적인 것을 추려봅니다. 가능하면 우리에게 삶의 어떤 역할들이 주어지기 이전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더 좋습니다. 


저는 이 항목에서 '말하기, 글쓰기, 가르치기, 노래하기, 춤추기'가 나왔어요. 실제로 초등학교 때에는 교내 발표대회, 글짓기 대회, 합창대회에 나가고, 학업이 부진한 친구들(때로는 선배들까지도)을 가르치고, 운동회 때 치어리더도 활동했습니다. 


그럼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뭐야, 그냥 엄친딸이라는 거잖아. 모범생이라서 그런 거 아니야? 잘난 척 하냐? 


하지만 저 항목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있어요. 바로 '자기표현'입니다. 저는 자기표현에 관계된 것은 뭐든지 좋아합니다. 형태만 바뀔 뿐이에요. 그리고 자기표현에 관계된 강점들은 남들 눈에 쉽게 띄지요. 그러니 일견 다재다능해 보일 뿐입니다. 남들 눈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내재적 강점들이 얼마나 많다구요. 바로 여러분 안에 그런 숨겨진 보석들이 있습니다.


* 현재 살피기

- 지금 부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는 이 항목에서 내가 부러워하는 것, 특히 '질투'하는 것이 내 강점일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일에 쫓겨 취미고 뭐고 사치이던 시절, 저는 다른 사람들이 취미로 그린 그림이나 피아노 연주를 보고서는 별 강흠이 없었어요. 잘 그렸네, 잘 치네, 대단하다. 이 정도였어요. 


그런데 바쁜 시간을 쪼개어 취미로 발레학원에 다니거나 아마추어 댄스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보면 누가 제 심장을 때리기라도 하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어요. 이유도 없이 그 사람한테 짜증이 났고, 그런 제가 당황스러웠지요. 나중에 강점에 대해 배우고 보니, 춤을 춘다는 것은 저에게 가장 큰 몰입 활동, 제가 강렬하게 원하는 것이었어요. 그 욕망을 채우기는커녕 깨닫지 못하고 있었으니 무작정 화가 났던 것입니다. 


여러분도 질투하는 대상이 있으신가요? 그럼 그 사람의 무엇을 질투하는지 스스로 잘 관찰해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조금씩이라도 시작해보세요. 당장 발레학원에 갈 수가 없으면 유튜브를 틀어놓고 5분이라도 춤을 춰 보세요. 그러면 이전보다 기분이 훨씬 나아진 나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고 있던 것이 저에게는 '글쓰기'였습니다. 강점 검사 1순위로 커뮤니케이션이 나왔는데 이것 역시 의아했지요. 그런데 인생을 돌이켜보니 교내 게시판이든, pc 통신이든, 인터넷 카페든 늘 어딘가에 글을 쓰고 있었더라구요. 이것 역시 강점이 맞았습니다. 


* 미래 그리기

- 10대 풍경 그려보기 


첫 번째로,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 10가지를 상정해봅니다. 외국어에 능통한 나, 건물주가 된 나, 일찍 은퇴하고 세계여행을 다니는 나 등등..  이때 주의할 것은 '어떠한 한계도 두지 않을 것'입니다. 돈도, 시간도, 건강도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적어보세요. 


실제로 저는 20대 후반에 디스크에 걸리면서, 2년 넘게 취미로 하던 재즈 댄스를 그만두었습니다. 그 이후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때 언제나 춤추는 것은 제외했지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0대 풍경을 그리면서 건강의 제약을 두지 않았더니, 역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춤을 추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니 역시 제일 좋아했던 것도 춤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위 모습들 중 유사 욕망을 걸러냅니다. 유사 욕망이란,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마음이 조급해서, 결핍감이 느껴져서 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반대로 진짜 욕망은 '누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도, 얼마의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꼭 이루고 싶은 것, 그것 자체가 내게 만족과 설렘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아주 오랫동안 '영어에 능통한 나'를 꿈꿔왔어요. 멋있으니까요. 그리고 언어 감각이 좋은 편이어서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저의 강점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막상 영어공부를 하지 않는 저를 탓했지요. 


그런데 유사 욕망을 걸러내는 단계에서 저것은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잘하면 좋겠지만, 어떠한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꼭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그 시간과 노력을 진짜 원하는 것에 쓰기도 모자라거든요. 


그러고 나니 십 년째 품고 있던 '영어공부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깔끔하게 버렸습니다. 여러분이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막상 잘 되지 않는 것은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어쩌면 진짜 원하는 것이 아니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자신을 용서하세요. ^^


글이 길어지므로 ^^ 강점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간단히 정리하고 마치겠습니다.

- 일하는 방식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강점을 흔히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오인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은 직업 그 자체보다 '일하는 방식'을 결정합니다 ['인디 워커(박승오, 홍승완 저)' 참조]. 

-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함으로써 대인관계의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나의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여가, 즉 오티움['오티움(문요한 저)' 참조']을 발견하고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