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 미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이 Feb 26. 2022

관점을 바꾸는 그림시, 뻐끔뻐끔


일곱 살 때 한글을 깨친 이후 지금까지 독서는 나의 제1취미이지만, 시집을 읽어본 적은 거의 없다. 언제나 속도감 있게 쭉쭉 전개되는 소설류를 선호하고는 했다. 한 자 한 자 머무르면서 천천히 음미하는 건 성미에 안 맞아.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 든 건 저자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이 책의 그림작가 Jane.E는 무려 중학생이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중학생의 이미지는 '중2병'이 전부인데... 일단은 나도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어느 집 자식이 이렇게 잘 컸어?' 하는 감탄과 부러움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책을 받아서 펼쳐 들고 보는데.... 그림이 참 따뜻하다. 색감도 예쁘고... 그리고 아직 어린데도 자신만의 세상을 가진 사람 특유의 안정감이 느껴졌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중학생이라니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앞뒤로 여러 번 책장을 넘기면서 그림을 보다 보니 조금씩 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음음... 고개를 끄덕이며 읽다가 '어리지만 어디든 갈 수 있는 이유가'라는 글에서 한동안 시선이 멈추었다. 나의 고래, 나의 가디언. 그를 나도 만난 적이 있다. 그가 있어서 나도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그 기억들이 되살아나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솔직히 주위에 책 추천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책 선물은 더더욱 그렇다. 자기 취향이 아닌 책을 선물 받으면 짐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온라인 서점에 풀리자마자 지인들에게 몇 권씩 선물로 보냈다. 특히 그림에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소통되지 않는 관계에 지친 어른들에게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