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멕시코
레온의 도심을 누벼본다. 과달라하라보다 정보는 적지만, 한 곳으로 집중되어 있어 그곳으로 가 직접 걸어 다니며 찾아보고자 했다. 레온은 과달라하라보다 훨씬 작지만, 보다 정돈되어 있고 더욱 도시 같은 느낌이다. 때마침 거리에서는 축제 같은 것을 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머리가 아프다. 왠지 모를 의무감에 다리를 움직여 보지만 계속되는 두통에 오래 걷지를 못했다. 결국 아무 벤치에나 앉아 있다 결국 누워버리고 말았다. 뜨거운 햇볕은 두통에 도움을 주지 않지만 깜박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낯선 외국인이 벤치에 아무렇게나 누워 있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고마웠다. 해결되지 않는 두통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다니지 못하고 복귀하고 말았다. 여전히 나의 식사는 빵과 우유다. 아직 그 타코를 먹고 그 냄새를 다시 맡지 못할 것 같다.
다음날도 나아지진 않았지만 꾸역꾸역 나갔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지도에 보이는 그냥 호수공원이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4분의 1쯤 돌았을까? 되돌아 가고 싶었다. 무척이나 되돌아 가고 싶었다. 그늘은 없고 호수는 생각보다 컸으며, 물은 말라있어 볼만한 광경은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웬 오기일까. 왔던 길 되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두 시간이 넘게 걸려 한 바퀴를 돌아버렸다. 한 것도 없이 녹초가 되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호스트와 가족들은 매우 친절하며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지만, 그럴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다.
갑자기 왜 머리가 아플까. 고산병을 의심해봤다. 레온의 고도를 찾아보니 1815m. 고산병을 앓았다기엔 뭔가 애매한 높이다. 게다가 과달라하라가 이미 1600m나 되는 높이였다.
멕시코에 온 지 일주일. 음식은 먹지를 못하겠고, 머리는 아프고, 이 여행 계속할 수 있을지 자꾸만 의심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