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들의 시끌벅적한 술판을 기대하며 맥주 10병을 사 왔다.
분위기가 좋을 때쯤 술이 떨어지거나,
다른 이가 주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 마시는 손이 겸연쩍지 않을 수 있도록.
기대한 바와 다르게 오랜만에 돌아온 아바나는
새로운 손님도 없고 다들 조용히 잔다.
기대는 자주 나를 실망시킨다.
혼자 한 병을 마시고 아홉 병이 남았다.
나머지 아홉 병 마저 다음날 더위를 달래느라 시나브로 사라져 갔다.
준비하지 않으면 아쉬운 일이 발생하고,
준비하면 기대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게 맥주를 다 마셔버린 바로 그날 밤.
나와 우리는 부족한 술을 아쉬워하며 내일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