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보고타
혼자 하는 여행의 단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의 하나는 무아지경의 나를 경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지품을 챙기고 돌아가는 교통편, 시간 확인을 수시로 하며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체크해야만 했다. 잠시 몰입한다 하더라도 마음 한구석에는 챙기고 확인해야 할 것들이 늘 자리 잡고 있다. 마음 편히 돌아보려면 숙소 앞 정도나 되어야 가벼운 몸으로 부담 없이 구경할 수 있지만 숙소 앞에는 특별한 것이 있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 드문 경우를 만났다.
콜롬비아, 보고타, 일요일. 10번가. 주변이나 둘러보고자 가볍게 나온 거리에서 작지만, 모이니 대단한 것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숙소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가까우니 가지고 나온 현금도 없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몸을 다칠 일은 없을 것 같고, 카메라는 목에 걸려 있으니 마음을 놓고 작지만 대단한 것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편하게 무려 몇 시간 동안, 나도 모르게 몇 킬로를 걸어가며 그것들을 구경했다.
이곳에는 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있는 것 같았다. 벼룩시장, 길거리 공연, 야바위, 전시 등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들이 무궁무진했다. 그만큼 신기한 것도, 엄청난 것도 많았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속에서 나는 혼자인 것도 잊으며 재미를 느끼며 그 풍경에 동화되어 갔다.
첫 식사에서 첫 구경까지. 콜롬비아에서의 시작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