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그늘도 언젠가는 걷히겠지

미국에서 흘린 그의 첫 눈물

by koyohan


찬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말했다.



"찬은 생각보다 대범해서 잘할 거야."



그는 여리고 소극적인 면이 많아 나를 걱정케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언어를 구사하고 의사표현이 확실해지면서 좋은 것 싫은 것이 정확했고 먼저 다가가 어울릴 줄도 알았다. 사람을 사귀는 법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서서히 깨달아 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턴가 관계를 제법 다룰 줄 아는 지혜가 생긴 것도 같았고, 어느 곳에서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난 찬이 생각보다 강한 아이였음을 인정하며 감사했다.





그런 그가 요즘은 하루에 한 번씩 울고 있다.


다름이 존재하는 누군가를 품는 건 쉽지 않다.

한국인조차도 이 문화에 익숙해져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영어와 경계는 그를 경직되게 만들곤 한다.


어울리고 싶어 주변만 맴돌다 문득 저 무리에 낄 수 없구나, 난 혼자인가란 자각을 한순간부터 서러워진 것 같다.


그리곤 꺼이꺼이 목이 멜 정도로 한바탕 눈물을 쏟는다.

그 울음에 배어진 서글픔과 외로움은 우리를 비켜가 힘없이 낙하했다.


그러다 지긋한 눈으로 묻는 내게 대답한다.



"그냥 눈물이 나와."






메케한 무언가가 목에 걸린 듯 숨을 쉴 수 없었다.

입술이 짓이겨질 정도로 뿜어 나오는 눈물을 참아 내느라 아무 말도 못 했다.


고작 인생의 계절을 다섯 번뿐이 보내지 않은 너에게, 아직 디디고 선 이 세상의 모퉁이조차 돌아내지 못한 너에게 그냥 눈물이 나온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


생각할수록 미열이 오르듯 눈가가 뜨거웠다.


좋아하는 누나가 놀아주지 않아 슬펐고, 짧은 만남 뒤로 헤어지는 게 슬펐고,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아 슬펐다.


이곳에 와서 찬은 감정의 담이 많이 낮아졌다. 요즘은 그를 지탱하던 견고함이 허물어진 느낌이다.

그래서 작은 일에 슬퍼하고 스스로도 미처 설명하기 어려운 눈물이 솟구치기도 한다.







엄마가 되니 그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 되고 만다.

그래서 사실은 내가 더 힘들어하는지도 모른다.


알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 주리란 걸. 곧 학교에 가고 언어가 익숙해지면 나아질 거란 걸.


그럼에도 이 밤, 걷히지 않는 감정의 그늘은 여전히 날 괴롭힌다.

자유로워지자고 중얼대다 밤하늘을 올려보니 별빛이 총명하다.


그건 그거대로 위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