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대화가 제일 재미있어요.
사실 우리 부부는 신랑이 표현을 더 자주 한다.
외부에서는 말수가 적은 편인데, 집에서는 말도 많고 툭툭 던지는 나름의 개그 코드가 있다.
난 또 그게 재미있어서 한참을 웃으면, 역시 이런 단순한 걸 좋아한다며 놀리기도 한다.
몇 년 전, 신랑과 나를 아는 지인이 물었다.
"남편이랑 대화는 잘 해요?"
나서는 법 없이 고요한 그를 지켜보며 물은 것 같다.
그때 난, 약간 억울한 면이 있어서 우리 신랑이 얼마나 다정하고 표현에 강한 사람인지를 설파했다.
정작 그는 아무렇지 않아 했지만.
그는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라는 표현에 거부감이 없다.
하루에도 몇 번 '사랑해'라는 말을 하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사랑을 표현한다.
결혼 전, 자존감이 굉장히 낮던 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성공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는 적잖은 충격이었는지 여전히 그 시절을 회상하며 언급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이 그랬다.
내게 놓인 환경과 상황은 흑백이거나 회색빛인데, 신랑이 아무 것도 아니게 만들었다.
"사랑해.
너무 예뻐.
왜 이렇게 잘하는 게 많아?
사람들은 모두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아.
우리 아이들은 당신이 엄마라서 정말 행복할 거야."
특히 마지막 말을 들으면 정신이 바짝 든다.
부족한 엄마인데, 오늘도 애들에게 몇 번이나 화를 낸 걸 봤을 텐데.
그러다 결국 더 나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변화시킨 셈이다.
세 남자에게서 매일 '사랑해'라는 고백을 듣다 보면,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받고 있구나', '사랑받을만 하구나' 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의 지지적인 말은 나를 도전하게 하고, 친절을 흘러가게 한다.
사람을 살리는 말들은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고스란히 마음으로 안착한다.
따사로운 안도감 같은 게 있다.
오늘은 신랑의 생일이다.
요 며칠 컨디션 난조로 가라앉은 그를 위해 기도하는데, 이 마음이 뜨겁게 다가왔다.
연애 4년, 결혼 10년이 되어서야 뒤늦게 깨달아지는 것도 있다.
'사랑'이란 단어가 이제야 온전히 내것이 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