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 당신 머리를 감자 으깨는 기계에 넣어 으깨고 싶어"
결혼 5년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세스 로건)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매일 아침 두 사람은 부스스한 얼굴로 그들만의 애정표현을 서슴없이 한다. 참 행복해 보인다.
어느 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그녀는 우연히 대니얼(루크 커비)을 알게 되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 점점 커져만 가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 사랑하는 남편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삶은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부부는 결국 '의리'로 살아간다지? 이제 겨우 결혼 9개월 차인 나에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매일이 설레고, 매일이 뜨겁길 바란다. 하지만, 그런 결혼생활은 '환상'일 뿐이라는 걸 깨달아가고있다. 서로가 편해지는 만큼 설렘은 줄어들고, 연애때와는 달리 딱히 어떤 노력을 하지 않아도 볼 수있는 사람. 그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갈테지. 영화를 보는 내내 남일 같지 않았다.
설렘 vs 편안함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끼는 어정쩡함을 매우 싫어하는 마고. 남편을 사랑하지만 편안함과 익숙함에 지루함을 느낀다. 새로운 사랑에 강렬하게 이끌려 마고는 계속해서 흔들린다.
NEW THINS GET OLD
수영장에서 발가벗은 마고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반대쪽엔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들이 샤워를 하고있다. 카메라는 그들의 나체를 번갈아보여준다. 나이가 들면서 육체가 쇠락하는 자연의 섭리처럼, 새로운 것도 오래된 것이 되고, 사랑 역시 뜨거운 설레임에서 편안함으로 간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new things get old." 스쳐지나가는 대사 속에 영화를 관통하는 한 마디였다.
루와 마고는 결혼 기념일 함께 외출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하지만 흐르는 정적은 마고를 더욱 지루하게 만든다. 왜 아무이야기도 하지 않냐고 묻자..남편 루는 "대화를위한 대화를하기는 싫다"는 답답한 말을 한다.
그렇게, 평온하기만한 일상에 점점 지쳐가는 마고. 어느 날, 마고는 대니얼과의 관계를 끝내기로 결심한 듯, 그와 함께 데이트를 즐긴다. 한 놀이 공원에서 뱅글뱅글 도는 놀이기구를 탄다. 바로 여기서 흘러나오는 노래
vedio kills the radio star♪
신기루 처럼 다가온 사랑. 남편에 대한 죄의식을 벗고, 떨림과 새로운 환상에 젖어갈때쯤 그리고 그녀가 미소를 보이며 행복함을 만끽할때쯤 놀이기구는 멈춰선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어색하게 놀이기구에서 내린다.
노래가 끝나고 불이 환하게 켜진 그 곳은 환상의 공간이 아닌 쇳덩이로 가득한 현실의 공간이다. 정적과 어색함이 감돌아 보는 사람이 민망해지는 이 장면을 감독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결국, 남편과 이별을 선택하고 대니얼과 동거하기 시작한 마고. 그녀의 행복하고 설레는 결혼생활은 지속될까? 힌트는 영화의 첫 장면에 담겨져있다.
사랑이라는 단어안에는 '믿음'과 '권태를 함께 이겨낼 책임감'을 함의하고 있다 생각한다.
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시작하고, 설렘과 열정의 기간을 지나면 권태의 늪에 빠진다.(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또 권태의 시간이 지나면 호숫가의 고인 물처럼 고요한 상태가 지속되겠지.
하지만, 모든사람이 마고와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마고의 선택을 비난할 수 있을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인가 묻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