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 김승옥 소설전집 1 / 김승옥 / p.188-9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입니다.
나의 한 시절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주인공 윤희중의 바닷가 시절은 ‘쓸쓸하다’는 말로 표현됩니다. 편지마다 그 말을 꾹꾹 눌러 담던 그는 이제 그 단어가 사람의 가슴에 호소해오는 능력을 잃었다고 말합니다. 지루함과 허전함과 안타까움으로 가득 찼던 삶은 '쓸쓸하다'는 말 외에는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상황이 달라진 후에는 그저 허깨비 단어가 되었습니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그런 단어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