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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Jan 11. 2022

서평 글쓰기 특강

책 읽기 프로젝트 50 #1

"책은 두 종류로 나뉩니다. 잊힌 책과 남은 책입니다."


이 책을 시작하는 서문에 나오는 첫 문장이다. 서평 쓰기의 중요성을 아주 간략하지만 강력하게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그간 독서가 취미라고 이야기는 해왔지만, 내게는 남은 책 보다 잊힌 책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새해를 맞아 '책 읽기 프로젝트 50'에 참가하게 되었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 마음, 그리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모두 있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매주 한 편의 서평을 써서 올려야 하는데, 나는 아직 제대로 서평을 써 본 적이 없는 데다 서평의 개념 자체도 정확히 잡혀있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책은 서평 쓰기의 목적에서부터 그 방법, 그리고 구체적인 예시까지 제시한다. 우선 독자가 쉽게 헷갈려하는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부터 설명하기 시작해 처음 서평을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간다. 독후감은 책을 읽은 후 느낀 점, 감상을 주로 적는 주관적인 내용 위주인 반면 서평은 감상에 책에 대한 평가를 더해 조금 더 객관적인 면을 부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서평 쓰기의 목적이 읽은 책을 기억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를 소개하고 또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그 내용을 잊거나, 아니면 기억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야기하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이 서평 쓰기의 첫 번째 난관인데, 저자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 출력 독서법이라 이름 붙인 방법은 1차 독서를 하며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한 후, 책의 내용이나 저자 등에 관해서 조사를 한 다음, 밑줄과 메모를 중심으로 한 번 더 읽는 것이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책의 키워드를 파악하고, 서평의 개요를 작성한다. 저자들은 서평 개요를 짜고, 초고를 쓴 후 퇴고까지 매 단계에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으며 초보 서평가들이 참고하면 좋을만한 템플릿이나 분야별 서평 팁까지 제공한다. 그리고 여섯 명의 서평 작가들과의 문답을 통해 서로 다른 서평에 대한 시선과 자세까지 엿볼 수 있다. 마지막에 글쓰기와 서평에 관한 추천도서 목록까지 있어 한 발 더 나아가 글쓰기와 서평에 대해 읽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책은 그저 읽고 잊는 것이 아니라 서평을 써서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다만 책에서 서평을 쓰고 책을 기억하는 것만을 너무 강조해 주객전도가 되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잊고,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억지로 붙잡고 있게 되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됐다.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가 시간을 즐기는 방법으로 책을 읽는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 또한 책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만큼 책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저자들이나 책 속에서 인터뷰한 서평 작가들의 생각에 조금은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서평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처음 서평을 쓰기 시작하는 독자들에게는 실용적인 조언이 많아 유용한 책이다. 또한 문학, 비문학을 나누어 예시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책의 서평을 쓰는 연습을 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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