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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Feb 20. 2022

신경성 폭력

피로사회 / 한병철 / p.11-12


10년 전 친구가 보내줘 읽었던, 지금은 조금 빛이 바랜 책을 다시 펼쳤습니다. 한병철 교수의 <피로 사회> 중 그때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이 책의 도입부가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면역학적 시대는 끝났고, 우리는 더 이상 바이러스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고 했었지만, 지난 2년 간 진정한 바이러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질병도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시대의 질병과 지금의 신경성 질병들이 합쳐져 더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뉴욕에서 일어난 크리스티나 유나 리 피살과 관련한 뉴스를 보며 팬데믹 시작 이후로 미국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아시안 혐오 범죄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맹목적으로 낯설고 이질적인 것에 대해 적의를 드러내고 공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면역학적 특성을 드러내고 또 충분히 신경증적이기도 하니까요. 책을 읽은 지 너무 오래돼 전반적인 내용은 가물가물 하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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