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프로젝트 50 #9
나는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겠어.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 지나갈 뿐이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에서 서점 주인이 주인공에게 건네는 말이다. 우리는 가슴속에 책 한 권을 품고 산다. 책을 쓰는 사람도 있을 테고, 또 혼자 품고만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테다. 글을 쓰면서 언젠가 책을 출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김태한 작가의 <제발 이런 원고는 투고하지 말아주세요>는 부제 “예비 저자를 위한 헛수고 방지책"에서 알 수 있듯 출판 기획자가 예비 저자에게 주는 체크리스트 같은 책이다.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유용한 조언이 들어있다. 책을 내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이 출판기획자인 저자에게 원고 혹은 출간 기획서를 보낸다. 책은 지난 5년간 수많은 출간 기획, 원고 등을 받아보면서 느꼈던 사소한 문제점부터 시작한다.
우선 첫 장에서는 왜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해 말한다. 우선 저자는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를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기록의 희열, 둘째는 경제적인 자유, 셋째는 지적 우월감, 넷째는 배움에 대한 보람이라고 적었다. 글을 쓰는 이유와 그 글이 책으로 출간되어야 하는 이유는 늘 같을까? 이 첫 장에서는 책이 출간되어야 하는 이유, 글을 쓰는 사람들이 하는 착각 등 역시도 소개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출판 시장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 책으로 발행될 수 있는 여러 형태도 소개되어 있다.
세 번째 장에서는 글쓰기에 관한 팁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원고를 작성할 때 유의해야 하는 것들이나 도움이 되는 방법, 프롤로그나 목차에 각각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 등이 자세히 적혀있다. 그중 원고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으로 추천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맞춤법 검사, 단어의 정확한 뜻 찾아보기, 그리고 소리 내어 읽어보기를 통해 원고의 오탈자를 줄이고 깔끔한 문장으로 원고를 작성하는 것이다. 특히 본인이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은 나도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어색한 문장이나 오타 등을 찾아내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책에는 출판사에 투고하기, 책을 쓰고 돈을 벌 수 있는가, 그리고 책 홍보에 대한 내용 또한 다루었다. 특히 본인의 책이 나오기 3개월 전부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추천하는데, 실제 이런 홍보를 통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을 예로 들고 있어 흥미로웠다.
책 한 권 뒤에 숨겨진 저자와 출판사, 그리고 출판 기획자의 노력이 잘 보이는 책이라 생각한다. 책을 내고 싶지만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예비 저자들에게 아주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