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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구 Feb 23. 2019

그녀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웃었다.  


   


두 번째 만났을 때도, 그녀는 웃었고 발랄했다.


   


세 번째 만났을 때는, 생기가 넘쳤고 눈빛이 순수해 보여 신기했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만남이 늘어날 때마다 그녀에게서 새로운 것들은 볼 수가 있었다.  그래서 좋아지기 시작했고 그녀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하루하루 매일 설레고 보고 싶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밖에 볼 수 없었지만 기다리는 시간마저 나는 그녀와 함께 있는 듯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이 되었다. 하지만 연인이 된 후에는 많은 것이 변했다. 그녀의 어두운 면과 책임져야 될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웃는 모습을 좋아했고 어두운 면들을 무책임하게 회피한 체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꼬여가고 오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녀와 헤어지기 한 달 전, 내가 너를 울게 만들었다. 

  



그녀와 헤어지기 보름 전, 나는 그녀의 만남보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다. 

  



그녀와 헤어지기 일주일 전, 나는 너의 새로운 모습이 두려웠다. 

  



그녀와 헤어질 때, 나는 미안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나에게 이것저것 쏟아내며 나를 미워했다. 나는 그것이 가슴 아프고 미안해서 울 것 같은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고 성숙하지 못한 내 행동들은 그녀에게 상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무책임하게 그녀에게 떠났다. 떠나보낸 후 내가 약속했던 것들은 실없는 것이 되어버렸고 그것들이 나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하는 남자였고 말 한마디에 나를 한심한 남자로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 대한 죄책감과 어른스럽지 못한 나에 대한 실망감이 나를 괴롭혔다. 

  



그녀와 헤어지고 하루가 지났을 때, 그녀의 모든 것들을 지웠다. 

  



그녀와 헤어지고 이틀이 지났을 때,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서 홀가분해졌다. 

  



그녀와 헤어지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 왠지 모를 허전함이 나를 감쌌다. 

  



그녀와 헤어지고 보름이 지났을 때, 나는 그녀를 붙잡고 싶어 졌다. 아니 외롭지 않고 싶었다. 

  



그녀와 헤어지고 한 달이 지났을 때, 나는 후회했다.  





그녀와 헤어지고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잊을 수 있었다. 그저 그런 추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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