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 산출이 가능한 계산기

오답이 정답이다

by 명희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양귀자 소설 『모순』의 마지막 글이다.


인생이 탐구한다고 잘 살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모순' 소설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본다.

세상의 잣대로는 남부러울 게 없는 안진진의 이모, 정작 그녀가 자신의 삶에 들이댄 잣대는 그녀의 정서적 결핍에 치중돼 모순적 행동을 한다. 목적이 있는 삶, 목표가 있는 삶은 지루할 할 새 없다. 심심할 새도 없다. 안진진 엄마는 그랬다. 상황 해결을 위한 절실함으로 책을 찾고, 불행을 확대시켜 '그만한' 것에 안도했다. 그래서 안진진 엄마는 산 사람이고, 삶의 부정적 요소에 머물러 있던 이모는 죽은 사람이다. 이모는 무덤 속 평온을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이 없었다. 그저 고요한 한숨만 쉬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살아가면서 해답을 찾는 것이 인생이다. 해답은 나를 위해 내가 찾는 주관적 요소이다. 힘들면 잠깐 쉬기도 하고, 억울한 일 있으면 소리도 내고, 죽을 것만 같으면 살려달라고 고함도 치고, 좋은 일에 맘껏 기뻐하고 슬픈 일에 맘껏 우는 것, 이게 사는 것이고 내 삶의 방향키를 내가 쥐는 것이다. 고요해서 소리조차 낼 수 없는 삶은 변주 없는 무난한 연주곡과 같아 심심하다. 심장이 요동치도록 삶에 뻐근한 변주가 있다면 그것은 기쁨을 주기 위한 선물이다. 인간은 뻐근한 삶 속에서 성장한다. 예순 나이를 살아보니 알겠더라.


누가 묻는다. 당신 행복하냐고!

머릿속 계산기를 두들겨 보니 보니 행복하다고 말할 건더기가 별로 없다. 그런데 불행하다고 할 건더기도 딱히 없다. 아이러니하다. 고통과 상처가 많아 결코 만만하지 않은 삶이건만 내 계산기는 늘 '너 행복해'라는 오답을 산출해 주변에 코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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