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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Lee May 15. 2024

[박정희 할머니의 행복한 육아일기]

박정희 / 걷는책 / 2011

색달해변을 걷다가 특이한 조개껍질을 주웠다.  

<책방2036>에서는 날을 정해 독특한 무늬의 조개껍질을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조개껍질의 가치와 가격, '독특한'의 정의는 책방지기 맘이지만.

 


p.12(머리말) 자식들이 유명한 사람,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즐기는 행복한 어른으로 크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너희 일생을 통해 큰 힘”이 되리라고, 나중에 자식들이 일기를 보면 “자기의 존재가 퍽 고맙고 귀하다고 생각하고 기쁘겠기에” 썼다.

 p.20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나에게 맡기셨기에, 실수가 많고 힘이 부족하더라도 노력하였다.

 pp.80-81  어쩌면 더 속이 상한 것은 아이일 수도 있다. 아이의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로 하여금 부모가 참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면 아이들은 부모의 뜻에 저절로 좇아오리라 생각한다. 

 p.257  “그러게 말이다. 정말 꿈이로구나. 우리가 이렇게 행복하니 얼마나 감사하냐? 난 하루에도 몇 번씩 ‘에그, 어떻게 이렇게 감사할까.’ 하며 감탄한단다. 고마운 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해야 된단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는 좋았지.’는 안 되는 거야. 


1945년부터 1960년대 중반에 박정희 할머니가 쓴 다섯 아이의 육아일기.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일곱 살 때까지를 기록했다고 한다. 
2부 <가족이야기>에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전후의 이야기도 있어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원본은 국가기록원에 보존 중이라고 한다.

나도 그런 기록을 남기고 싶다. 



지지난 금요일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면서 연휴라 제주에 왔을지 모르는 후배들이 생각났다. 메모장에 끄적끄적 글을 쓰고, 다음 날 오후 글을 복사해서 한 명 한 명에게 톡을 보냈다. 괜한 짓을 하나 싶기도 하고, 휴일을 불편하게 만드는 꼰대의 톡이 될까 봐 관두자 했다가, 그냥 보낼까 하다가, 하지 말자 망설였다가, 그래도 오랜만에 안부나 전하자 싶어 보냈다.


김포공항 면세점 배회하다 초콜렛을 보면 “아, MS씨” 생각이 나고

공항버스 타고 가다 **고 지날 때는 “아, BR씨” 생각이 나고

월드컵경기장 즈음 ***** 보이면 “아, HJ씨” 생각이 나고

서귀포 와서 차로 움직일 때 반드시 지나야 하는 *** 옆길 지나면 “아, EA씨” 생각이 나고

지지난 주 ***** 앞 B*** 갔는데 문득 “아, SB씨” 생각이 났고(겁나 맛있어 크렌베리+치즈바게뜨 ㅋㅋ)

오늘은 빵 사러 **동에 B****(앙버터빵 완전 맛있음 ㅋㅋ) 갔는데 “아, YJ씨” 생각이 났고

산책하다 종종 마주치는 올레길 표식을 보면 “아, JY씨” 생각이 나고..


난데없는 톡으로 휴식을 방해해서 미안,, ^^,,

갱년기가 한창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냥,, 제주에 오니 왠지 안부를 전하고 싶었어..

연휴기간 제주에 있는 후배님들 있다면, 한창인 귤꽃향기 많이 즐기고, 좋은 시간 보내고, 잘 먹고, 늘 건강하고!!

(혹시라도,, ㅋㅋ 생뚱맞은 톡에 답 안 해도 되니, 뭐라 답을 달아야 하나 고민하지도 말고 ^^)

앗싸, 드디어 조만간, 서귀포에도 우리 땐 없었던 서브웨이랑 버거킹이 생깁니다 ㅋㅋ


생각지도 못했던 장문의 카톡들이 시간차를 두고 되돌아왔다. 다들 여전히 한 구석 비어있는 그 마음이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그들의 반은 여전히 '부장님'으로 불러주어서 고마웠다.


서귀포에도 드디어 서브웨이가 생기고, 조만간 버거킹도 들어온단다. 2026년에는 안덕면에 코스트코도 문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무언가 없었던 새로운 것이 생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사람에 대한 기억과 닿아 있는 그 무언가들은, 그리고 그 무언가들과 닿아 있는 기억들은 더디게 더디게 사라지면 좋겠다.


©Myeongja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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