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 ㈜스리체어스, Book Journalism / 2018
pp.18-19 철학 전문 서적을 다루는 부키니스트 아르노는 “부키니스트의 전공을 살펴보는 것도 강변을 여행하는 재미”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부키니스트들은 판매하고 있는 책의 분야를 전공한 경우가 많다.
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문 책방인지, 그 이유를 귓가에 속삭여주는 문장이다. 작은 책장 하나에는 디아스포라 관련 책을, 또 다른 작은 책장에는 기록 관련된 책을 큐레이션 해야 할 넉넉한 핑계가 되어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p.31 하우징웍스는 방문객이 서점에서 나가는 그 순간까지 행동하고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하우징웍스는 개인이 지역 사회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끊임없이 되새기게 한다. 방문객은 독자에서 후원자가 되고, 여행객에서 뉴욕의 이웃이 되는 과정을 겪는다. 나의 서재에 두고 싶은 책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처럼, 시민들은 뉴욕 사회의 품격을 보여줄 수 있는 서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서재 앞에서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한다. 하우징웍스는 서점이 아니다. 시민의 대화가 일어나는 도시의 서재다.
'공동체'라는 키워드를 늘 고민하는 <책방2036>이면 좋겠다. 물론 '도시의 서재'까지는 어림도 없겠지만, '마을의 서재'. '골목의 서재'로서 적어도 그 지역의 작은 공동체와 늘 소통하며 사부작사부작 무언가 작고 수상한 일들을 벌이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책방이면 좋겠다.
p.43 블루스타킹스는 “자신에 대한 존중이 우리의 도덕성을 이끌고, 타인에 대한 경의가 우리의 몸가짐을 다스린다”는 영국 소설가 로렌스 스턴의 말이 실현되는 공간이다.
흐음... 언뜻 무슨 의미인지 확 와닿지는 않지만, 곰곰이 곱씹다 보면 언젠가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될 좋은 말 같다.
pp.63-64 독자에게 양질의 가이드를 제공해야 하기에 스트랜드 서점의 직원 채용 시험은 까다롭다. …… 《뉴욕타임스》는 이 시험에 지원한 제니퍼 로보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로보는 “문제가 이렇게 어려울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p.72 아거시의 직원들은 서재 앞에 서는 일에 대해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시험받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책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엄청난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책방 문을 닫는 것도 좋다는 글을 어디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이런저런 처리해야 할 많은 일들로 인해 책방지기들이 정작 책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수목금토일 이렇게 오픈하고, 월화는 내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 목금토일월? 아님, 목금토일?
p.88 페르세포네는 독립 서점이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 주고 있다. 독립 서점은 주목받지 못한 책들의 가치를 알려 주고, 독자들은 어떤 책이든 고유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유한 관점으로 작품을 해석하면서 책의 의미를 확장시킨다.
책방을 고민하면서부터는 안 그래도 심했던 책 편식이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래도, 그러면서 '아, 이 책 한 번 읽어보세요.'라고 소개해줄 수 있는 책들도 드문드문 찾아내고 있다. 예전 직장에서 동료들과 느슨한 책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 돌아가면서 '남들 개의치 않고'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면, 군말 없이 그 책을 읽어내야 했다. 물론 개중에는 결국 끝까지 읽어내지 못한 책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아마 평생 손에 들지 않을 책이었을 텐데, 재미있었어."라고 끝나는 책들이 많았다. <책방2036>도 손님들이 그런 잔잔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p.128 (에디터 곽민해의 말)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지만, 저자가 여행한 서점은 책이 아니라 가치를 파는 곳에 가깝다. 이들의 철학은 서점이 다루는 책의 종류와 범위, 분류 방식, 워크숍의 내용이나 매장 내부의 행동 지침을 통해서 방문객에게 전달된다. 고객은 공간에 머무는 동안 서점의 철학을 체험하고 열성 독자로 성장한다.
잘 준비하고 잘 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매일 무기력하게 핸드폰만 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