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14. / 서대문구 연희로 11라길 10-6 ‘은는’ 2층
이 공간에서의 영업을 마무리합니다.
2017.4.21.-2026.2.15.
인스타그램 이곳저곳을 헤매다 우연히 <유어마인드>의 영업 종료 소식을 접했다. 오랫동안 독립출판 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주관해 온, 독립서점 중에서도 워낙 인지도가 높은 곳이어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겠지 생각하며 차일피일 방문을 미루어 왔던 곳이라 더 깜짝 놀랐다. 책방을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아 미적댈 틈조차 없었다.
설 연휴와 나란히 붙어 있는 주말이었지만, 책방 입구에서부터 계단을 지나 대문 근처까지 방문객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나처럼 처음 온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의 추억을 하나 즈음은 저마다 마음에 담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무언가 느슨한 연대의식 비슷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마지막을 함께 기억하고 기념하고 응원하려는.
왠지 책방 대표님으로 추측되는 분이 문 앞에서 출입 인원을 관리하고 계셨다. 틈틈이 책방의 마지막을 핸드폰 사진으로 남기시면서. 20분 남짓 기다린 후에 책방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넓지 않은 공간이 각종 독립서적들과 굿즈로 가득했다. 게다가 이날은 책장 아래 칸의 책들을 살펴보기 위해 쪼그려 앉을 기회도 공간도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가득했다. 벽면들조차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책방은 공간 활용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작은 공간까지도 활용해서 무언가를 꼭꼭 채워 넣어야 할 수밖에 없었을 그 짠한 마음도 보이는 것 같았다.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 거의 9년 간 지키고 버텨낸 책방 대표님과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유어마인드>의 컴백을, 그렇지 않더라도 <유어마인드>로 인해 잉태된 다양한 스펙트럼의 책방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책방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유어마인드>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언젠가 세상에 등장할 <책방2036>도, 이런저런 이유로 간판을 내리게 되는 날,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추억되고 격려받는, 그런 외롭지 않은 책방이면 좋겠다 생각했다.
비즈한국 대표님 인터뷰 기사 중에서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Print/30614
“항상 2회 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두 번째로 시도하면 앞에서 느낀 것을 보완하거나 갱신할 수 있다. 1회 차를 겪었던 이들에게는 반복할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시간이 만든 간격에서 경험이라는 맥락이 생긴다”
“경험이 중첩되면 사람들은 그다음의 낯선 시도를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결과적으로 외로운 선택이었다. 외로움은 불편함을 수반한다....... 정체성은 모호하고 행사장은 산만하지만 17년째 반복하자 그 모호함을 이해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맥락을 이해한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데려왔다....... 확장할 수 없다는 건 외로운 일이지만, 오늘 여기 모인 이들과는 강력한 결속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