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서관

2026.3.3.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 40

by MJ Lee

말 그대로 '거대'하다.


인구도 줄고, 실제 책을 읽는 사람도 줄고, 또 종이책 독서량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들려오는 '매머드급' 도서관의 건립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야 할 텐데, 사서 분들, 그 누구보다 고민이 많으시겠다. 응원한다.


©Myeongjae Lee


너무 비좁은 공간이 아니라면, <책방2036>의 한 벽면은 책 표지가 보일 수 있도록 시원하게, 공간 아낌없이, 큐레이션을 해보고 싶다. 책등의 제목을 읽어 나가며 책과의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많은 편집자·디자이너들이 공들여 만든 책의 얼굴을 마주하며 책을 만나는 즐거움도 나름 있을 것 같다. 공간·벽면 욕심을 내다가 어쩌면 8 각형 구조의 책방이 될지도 모르겠다.


'세계친구 책마을' 코너에는 러시아어, 카자흐어, 우즈벡어, 몽골어, 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별로 외국어 도서들이 서가에 구비되어 있었다. 인상적이었다. 오래전 캐나다 에드먼턴에 잠시 살았을 때, 공공도서관(EPL) 일부 브랜치에 아주 드물게 한국어 책이 소장되어 있었다. 반가웠지만, '읽을 만한' 책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기억이다. 아마 현지에 체류하다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기증한 책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제넘은 말일 수도 있지만, '세계친구 책마을'이 꾸준히 사랑을 받으려면, 실제로 외국인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희망도서 신청을 받는 시스템을 갖춘다거나, 아무튼 서가가 신선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수고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쪼록 다양한 언어의 책들로 책장들이 가득 채워지면 좋겠다.


©Myeongjae Lee


지역 서점들과의 협업도 좋아 보였다. 책방지기들이 책을 추천·소개하는 '책방지기의 답장' 코너도, '지역서점 컬렉션' 코너도 흥미로웠다. 공간이 넓지 않은 책방이라면, "미미한" 방명록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잘 모아 놓았다가 10주년, 20주년 전시에 활용해도 좋겠다.


거대한 도서관들이 지역과 상생하고, 지역책방들과 소통하며 좋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잘 정착되어 10년 뒤 <책방2036>이 세상에 나올 즈음에는 조금은 더 수월하게, 넉넉한 마음으로 책방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책방2036>에도 소량의 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 원서를 구비해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책을 들여놓아야 할지 결정하기가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접었었는데, 고민해 보면 뭔가 좋은 방법이 찾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책방에 러시아 사람, 우크라이나 사람의 오가는 발길이 드문드문이라도 있으면 왠지 있어 보일 것 같기도 하고, 위로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아이가 평생 이것 만은 하지 말아 달라는 게, 담배 피우는 거랑 복권 사는 건데, 요즘은 복권 판매소 앞에 길게 서 있는 줄을 보면 자꾸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