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Jan 19. 2022
생선가스
생선가스를 만들어 주려고 **수산에
냉동 명태를 주문했다.
그런데 문 앞에 도착한 거대한 스티로플 상자.
열어보니 냉동명태 10마리가 아니라 10 봉지.
한 봉지에 팔뚝만 한 손질 명태가
3마리씩 들어있다.
모두 30마리... 이걸 어쩌나...
5 봉지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 명절 때 전을 부쳐야겠다. )
나머지 5 봉지는 그러니까 15마리를
얌전히 포를 떠서 소금. 후추 살짝 뿌린 후 물기를 닦아준다.
밀가루, 계란, 빵가루를 순서대로 묻히고 나니
이번엔 <명태산>이 됐다.
서너 조각씩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고
나머지는 오일에 바삭하게 튀겨낸다.
양배추 곱게 채 썰어
얼음물에 잠시 담갔다가 물 빼서 더한다.
마요네즈에 적양파 다진 거와
레몬즙, 소금 조금,
삶아서 으깬 계란, 후추 조금, 다진 피클 넣고
섞어서 타르타르소스 만든다.
생선가스 위에 소스를 얹고
체리 페퍼 남은 거 두어 개씩 함께 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마트에서 산 냉동포와는 비교가 안되게 맛은 있다.
돋보기를 안 쓰고 주문했더니
대형사고를 쳤다.
아침부터 땀 삐질삐질 흘리며 포뜨고 나니
진이 빠진다.
졸지에 명태 부자 됐다.
원래 근시여서 안경을 쓴다.
그리고 쉬흔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돋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생활할 때와 책을볼 때 다른 안경을 끼고
올렸다 내렸다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안그래도 바쁜 일상에
돋보기로 갈아껴야 하는 일이
하나 더 보태어진 셈이다.
그렇게 5년이 흘렀는데
돋보기를 껴도 글자가 흔들린다.
아무리 촛점을 맞추려 해도 흔들렸다.
어느날 브런치의 어느 작가님의 글에서
돋보기도 도수가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얼마전에 안경원에 갔다.
검사하니 도수가 두 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난 좀 화려해 보이는 호피무늬의
안경테를 골랐다.
근시안경은 몹시 얌전한 안경을 쓰고 있는데
돋보기는 좀 다른 분위기로 해보고 싶었다.
예쁜 줄도 하나 마련했다.
이제 근시안경보다 이 돋보기를 더 많이
쓸 지도 모른다.
눈이 흐릿해지니
책을 읽기 힘들어 지는거 말고도
여러 어려움이 생겼다.
그림을 그릴때 색을 칠하는게 불편해지고
생선을 먹을때 가시를 발라내기 어려워졌다.
문자나 카톡메세지를 보는게 힘들어졌다.
예전에 나의 은사님이
“ 얘, 나이가 드니 좋아하는 생선을 맘껏 못 먹어.
가시가 안보여서 말이야.
너도 먹을 수 있을때 많이 먹어둬라…”
하셨던게 생각난다.
그때 나는 많이 웃었더랬다.
나에게는 오지 않을 일인것만 같았다.
나는 요즘 누군가 나에게
가장 무서운게 뭐냐고 묻는다면
‘시간’이라고 할 것 같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늘 우리 옆에서 흐르고 있다 하고
흘렀던 그 시간이 켜켜이 쌓였음은
어느날 거울속의 내 모습을 보고 깨닫는다.
작년 말부터 나는 이곳 저곳 돌아가며
조금씩 아팠다 괜찮았다를 반복한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내 몸이 이렇게 개운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나는 이제 그렇게 조금씩 내 몸을 돌보아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주문하면서 작은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큰 실수를 했다.
그 실수 앞에서 잠시 우울해 진다.
오늘은 그레이 모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