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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떠나자 명태산으로

생선가스♡



생선가스


생선가스를 만들어 주려고 **수산에

냉동 명태를 주문했다.


그런데 문 앞에 도착한 거대한 스티로플  상자.

열어보니 냉동명태 10마리가 아니라 10 봉지.

한 봉지에 팔뚝만 한  손질 명태가

 3마리씩 들어있다.

모두 30마리... 이걸 어쩌나...

5 봉지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 명절 때 전을 부쳐야겠다. )


나머지 5 봉지는 그러니까 15마리를

얌전히 포를 떠서 소금. 후추 살짝 뿌린 후 물기를 닦아준다.

밀가루, 계란, 빵가루를 순서대로 묻히고 나니

이번엔 <명태산>이  됐다.


서너 조각씩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고

나머지는 오일에 바삭하게 튀겨낸다.


양배추 곱게 채 썰어

얼음물에 잠시 담갔다가 물 빼서 더한다.


마요네즈에 적양파 다진 거와

 레몬즙, 소금 조금,

삶아서 으깬 계란, 후추 조금, 다진 피클 넣고

섞어서 타르타르소스 만든다.


생선가스 위에 소스를 얹고

체리 페퍼 남은 거 두어 개씩 함께 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마트에서 산 냉동포와는 비교가 안되게 맛은 있다.


돋보기를 안 쓰고 주문했더니

대형사고를 쳤다.


아침부터 땀 삐질삐질 흘리며 포뜨고 나니

 진이 빠진다.

졸지에 명태 부자 됐다.



원래 근시여서 안경을 쓴다.

그리고 쉬흔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돋보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생활할 때와 책을볼 때 다른 안경을 끼고

올렸다 내렸다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안그래도 바쁜 일상에

돋보기로 갈아껴야 하는 일이

하나 더 보태어진 셈이다.


그렇게 5년이 흘렀는데

돋보기를 껴도 글자가 흔들린다.

아무리 촛점을 맞추려 해도 흔들렸다.

어느날 브런치의 어느 작가님의 글에서

돋보기도 도수가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래서 얼마전에 안경원에 갔다.

검사하니 도수가 두 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난 좀 화려해 보이는 호피무늬의

안경테를  골랐다.

근시안경은 몹시 얌전한 안경을 쓰고 있는데

돋보기는 좀 다른 분위기로 해보고 싶었다.

예쁜 줄도 하나 마련했다.

이제 근시안경보다 이 돋보기를 더 많이

 쓸 지도 모른다.


눈이 흐릿해지니

책을 읽기 힘들어 지는거 말고도

여러 어려움이 생겼다.

그림을 그릴때 색을 칠하는게 불편해지고

생선을 먹을때 가시를 발라내기 어려워졌다.

문자나 카톡메세지를 보는게 힘들어졌다.


예전에 나의 은사님이

“ 얘, 나이가 드니 좋아하는 생선을 맘껏 못 먹어.

가시가 안보여서 말이야.

너도 먹을 수 있을때 많이 먹어둬라…”

하셨던게 생각난다.

그때 나는 많이 웃었더랬다.

나에게는 오지 않을 일인것만 같았다.


나는 요즘 누군 나에게

가장 무서운게 뭐냐고 묻는다면

‘시간’이라고 할 것 같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늘 우리 옆에서 흐르고 있다 하고

흘렀던 그 시간이 켜켜이 쌓였음은

어느날 거울속의 내 모습을 보고 깨닫는다.


작년 말부터 나는 이곳 저곳 돌아가며

조금씩 아팠다 괜찮았다를 반복한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내 몸이 이렇게 개운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나는 이제 그렇게 조금씩 내 몸을 돌보아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주문하면서 작은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큰 실수를 했다.

그 실수 앞에서 잠시 우울해 진다.


오늘은 그레이 모닝 ….

https://youtu.be/sJq2YsoSH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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