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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른 여자와 남자는 오늘도 잘 살고 있다

시래기 무밥♡



시래기 무 밥


삶아서 냉동시켜 둔 시래기를 녹여

 겉껍질 쪽쪽 까내고

 팬에 물을 조금만 붓고

팬에 뚜껑 닫고 푸욱 뜸들이듯 익혀준다.


먹어보고 물러졌다 싶으면 물기를 꼬옥

짜주고 들기름, 국간장 조금 넣고 버무린다.


무는 굵직하게 채썰어 팬에 자작하게

물 붓고 뚜껑 닫고 익힌다.

무는 너무 물러지지 않고

형태유지하면서 씹으면 캉할 정도로  익혀야한다.


어느정도 익으면 채반에 물기를 빼고(  이 물기는 조금 덜어 두었다 된장양념 만들때

사용) 들기름, 소금 약간으로 버무리다.


현미와 귀리로 솥밥 지어 뜨거운밥에

시래기, 무를 많이 넣고

들기름 많이 붓고 섞어준다.


된장양념을 얹어 비벼서 돌김에 싸서

한 입씩 먹었다.


* 된장양념은 집된장에 무삶은 물 조금,

참기름, 견과류 갈은 것, 꿀 조금, 고춧가루

조금 넣고 섞어둔다.

너무 너무 추운 아침 뜨거운 밥 한술씩

뜨고 내보내서 맘이 편하다.




목도리를 꺼내어 남편에게 둘러 주었다.

남편은 뭔가 디테일이 부족한 사람이다.

분명 멋은 아는것 같은데

 마지막 정돈이 안된다는 뜻.


목도리를 주면 초등학생처럼 대충 감아서

뒷목은 훤히 드러나게 두른다.

그래서 목도리는 내가 반드시

단단하게 둘러준다.

바람 한 점 허락하지 않도록.


이 쉬운 목도리 두르기가

30년이 다 되어 가도록 학습이 안되니

 기가 좀 막힌다.

매년 잔소리했는데 올해부턴 포기가 된다.

에이그  ..  그래... 내가 손을 좀  더

움직이면 뇌건강에  좋으려니.....


! 그럼 감사한건가???




결혼하고 한 10년쯤은 남편과 내가 참 잘 맞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와서 생각하니

그것은 착각도 이만 저만한 착각이 아니었다.

아이들 양육하는 문제 말고는

딱히 맞는 부분이 없는것 같다.

(아이들 양육부분은 기똥차게 둘이 맞는다.)


김치통의 김치가 바닥이나면

꺠끗이 통을 비워줘야  새로운 김치를 담을 수가 있다.

그래서 남아있는 김치양념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그런데 김치를 너무 좋아하는 남편은 그 양념도 좋아해서

버리는 낌새가 보이면 꼭 한마디씩 한다.

나는 그걸 버려야 새로운 김치를 담을 공간이 생기므로

어느정도만 남기고 비워버린다.


이거 말고도 남편은 뭐든지 버리는걸 싫어한다.

이제까지는 나도 아까운 마음에 잘 버리지 못하고

모두 가지고 있는것들이 많았는데

작년에 두번째 집수리를 하고 깨달은게 많았다.

공사를 위해 잠시  집을 비워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한 달간 이사를 했었다.


모든 짐은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우리 식구들은 집 앞에 있는 호텔에서 한달간 생활을 했었다.

그때 최소한의 이삿짐을 만들기 위해

짐정리를 하는데 …..

구석 구석 정말 너무도 많은 물건들이 나오는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예전에 이사올때

한 번 집수리를 했었고 그때 많이 정리를 했었는데

그 이후 또다시 어마어마하게 물건이 생겨난 것이다.

다 나름의 이유들이 있었던 물건들이라서

나도 처분하는게 어려웠으나

그래도 이대로 살고 싶진 않았다.

입지 않는 옷들, 사은품으로 받은 그릇들,

결혼할떄 집들이용으로 사왔던 그릇세트들,

혼수로 가졍왔던 여러채의 이불들…

30년이 되어가도록 한번도 펴보지 않고

기념으로만 갖고 있는 이불들, 방석들….

“내가 미쳤다” 는 소리를 연신 뿜으며 정리를 했었다.

그리고 다시는 이렇게 많은 물건속에서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남편은 그렇지가 않다.

알뜰한것은 좋은점이긴 하지만

판단의 기준을 좀 명확히하여 필요없는 건 버리면 좋겠는데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가지고 있으려 한다.


재태크에 있어서도 우리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주식거래를 할때도

나는 내가 정한 목표금액이되면 처분을 해서

다른 분야로 투자하기를 원한다.

만일 내가 매도한 후에 오른다 해도

그건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남편은 오르고 있을땐 더 오를거라고 갖고 있고

내려갈땐 또 손해라서 매도를 안하고….

(물론 남편뜻대로 10년 넘게 가지고 있어서 오른 것들도 있지만

지금의 나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 갖고 있을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


청소를 할때,

나는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이부자리 정리부터 한 후에

청소기를 돌린다.

남편은 정리고 뭐고 일단 청소기부터 들고 밀기 시작한다.

나를 도와주는 차원이라면

내가 부탁하는대로 들어주어야 도와주는게 아닌지….

아무리 말해줘도 기억을 못한다.( 안하는걸까???)


나는 현관에 무언가 쌓여 있는게 싫다.

왜냐하면 현관은 그 집의 얼굴이라서

늘 정돈되고 깔끔하면 좋겠다.

그래서 장보고 오면 장바구니와 카트를 바로 차에 갖다두길 원한다.

but,  남편은 그게 몇날 며칠 현관을 차지하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아니…. 쓰다보니 안맞는게 이렇게 많네.

그런데 신기한건 웃을일이 생기면  또 같이 웃고 있다.


부부란 무엇인가…

이렇게 온통 안맞는데도 헤어지지 않고 살아간다.

아니,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건 바로…..

순전히 내 덕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점점. 힘이 빠지고

왈가왈부 끝까지 싸우고 싶지 않아진다.

나의 소중한 시간들을 그렇게 허비하기 싫다는

단단한 자기주장이 생기기때문이다.

극복의 문제도 아니고 이해의 문제도 아니다.

그냥 쥐고 있던 고집들을 놓아 버리게 된다.

그게 힘들때도 왜 없었겠냐마는

무난히 넘겨가고 있는 중이다.


며칠간 바쁜일들의 연속이었다.

모처럼 시간내고 자리에 앉으니

부끄럽지만 편안한 이야기들이 흩어진다.


이제 두리번거리며 내가 풀어주어야 할 것들을

찾고 있는중이다. ^^


암튼 모두 내보내고 여유를 찾는  아침.

이 싸~한 시린 아침이 너무너무너무 좋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70fL38B3P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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