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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 다행이라 하셨다

바질페스토 파스타♡



바질 페스토 파스타


선물들어온 잣이 있어서

 바질페스토를 대량으로 만들었다.


새우는 등을 반 갈라서 소금. 후추간을

해서 노릇하게 구워둔다.


파스타면은 올리브유 한 두 방울 떨어뜨리

물에 삶아서 건져둔다.

파스타 삶은  면수는 버리지 말고 분리해둔다.


다진양파와 다진마늘을 올리브유에

달달 볶아서 갈색이 되면

바질페스토를 듬뿍 넣어 함께 볶아준다.

파스타면을 넣고  면수를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맞춰준다.


접시에 돌돌 말아놓고 바질페스토 소스와

양파를 얹고 새우와 마지막 한 알 남은

래디쉬와 함께 낸다.


(바질페스토 만들기 - 바질, 잣, 아몬드,

마늘, 허브솔트, 올리브오일,

그라나 파다노치즈를 넣고

핸드블랜더로 걸죽하게 갈아주면 된다

바질없으면, 케일이나 깻잎도 좋다.

잣이 없으면 캐슈넛, 아몬드 가능)




 꿈에 시아버지가 등장하셨다.


28년전, 내가 입덧할때 먹고싶은 음식을

가장 먼저 사다 준 사람은

남편이 아닌 시아버지다.


큰아이를 임신해 입덧이 심해서

출근하다가 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었다.

물도 못 먹고 거의 한달을 굶다가

어느날 먹어본 적도 없는 '살구'가 떠올랐다.


매일 나의 상태를 확인하시느라

전화하신 아버님이 먹고싶은거 없냐시길래

무심히 살구라고 했는데

 두어시간만에 살구 한 팩을 구해서

 짠 하고 나타나셨다.

그자리에서 허겁지겁 10알을 먹었다.

제철이 아니라  구하기 힘드을텐데.....

아들만 셋인 집에 막내며느리는

참 사랑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머님이 먼저 돌아가시고

몇 년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평소 아버님은 아들셋이 모이면

" 나중에 내가 죽거들랑..."

하시면서 아버님 소유의 재산들을

어떻게 나누라는 말씀이 있었다.


그런데 돌아가신 후에 알고보니

사시던 집을 큰 집 조카에게

이미 증여를 해주셨다.

너무너무 서운했다.

사실 유산을 받지 않더라도

한마디라도 미리 말씀해주셨다면

그렇게 서운하진 않았을것 같다.


그 일로 아버님이 야속했었는데

꿈 속에 나타나신거다.

꿈속에서 아버님은 말씀도 없이 활짝

웃기만 하셨고 난 반가워서 훌쩍거렸다.


시아버님은 생전에 나에게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  니가 있어서 안심이야."


세상물정을 너무 모르고,

자기몫 챙길줄 모르고 ,

욕심도 없고 , 물욕도 없고,

매사에 느긋하기만 한 막내인

남편을 걱정하셨는데

그 곁에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씀이셨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결혼해서 평생  단 한 번도 부모님의 도움없이

우리부부는 일찌감치 내집마련도 했었다.

그냥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하는거라고

생각했었다.

계획하고, 저축하고, 살림을 늘려가는 과정에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회사만 다니는

남편덕에  혼자 고민하는 날들도 많았다.


나는 맏딸이고 남편은 막내아들.

부모님을 대하는 마음도

난 막내며느리가 아닌 맏며느리같은

마음으로 진심을 다했었다.


내마음이 그랬었기때문에

아버님 돌아가신 후에 벌어진 일들이

더 서운하고 눈물이 났었는데

그렇게 하신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꿈에서 깨고 난 후 생각했다.

남편몫의 유산은

내가 아버님에게 받았던 사랑과 퉁치기로.

그렇게 생각하니 맘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으니

그게 유산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흐린 아침이지만

오후엔 내가 좋아하는 비가 내린다는 예보이다.


그럼 됬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FoQfjyYn6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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