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나누기 지옥체험

냉이 주먹밥♡


냉이 주먹밥


봄이 되었으니 냉이를 쟁인다.


한보따리 사서 깨끗이 다듬고, 한번씩 데쳐서

물기 조금 넣어 냉동보관 시켜 두었다.

한봉지씩 녹여서 무쳐 먹고, 된장도 끓이고

이렇거 주먹밥도 만든다.


냉이는 물기 꽉 짜서 잘게 썰어서

참기름, 맛간장 넣고 조물 조물 무쳐둔다.


냉동실 문짝에서 빼꼼 보이는 소고기 한덩이

녹여서 잘게 썬 다음  불고기 양념하여 쎈 불에 물기없이 바싹 볶아준다.


잡곡밥에 무친 냉이를 섞고,   

참기름, 깨소금 넣고

비빈 다음 가운데 불고기를 넣고

동그랗게 빚어준다.


밑손질 해 둔 재료들이 있으면 식사준비는

30분 이내로 끝.


어제 주일예배 마치고 ( 아직도 온라인 예배)

식탁에 모여 앉아 수다 삼매경인 여자 셋에게

남편이 거대한 봉다리 두 개를 투척하고

스윽 사라졌다.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난리가 났다.

그렇다!

화이트데이를 하루 앞두고 먼저 준 초컬렛이다.

보자마자 앞으로 일어날 일이 불보듯 뻔했다.


고디바와 나머진 kagi초컬렛.(  a위에 움라우트가 있으니 쾨기라고 읽어야 하나??)

암튼 커다란 두 봉다리를 풀어재낀 후에

아이들은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 봉지니까 두가지를 나누면 된다 생각했는데

Kagi가 뜯고보니 3종류가 들어있다.

아이들은 나누고, 나누고, 또 나누고

그러다가 "  아차, 엄마꺼도 나눠야해."  하면서

둘로 나누다가 갑자기

다시 셋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이 어미를 기억해 주다니 고맙구나.

하지만 난 손사래를 쳤다.

"  아니다, 난 안먹어~~

니들 둘이 나눠 먹어~~" 하면서

나누기 지옥에서 일찌감치 빠져 나왔다.


아이들은 짝수로 나누다가

 한 개가 남는다고  난리다.

봉지를 뜯으면서 내가 한 개를 맛보아서 생긴 일.

그 한 개는 분쟁조정을 위해 내가 마저 먹었다.


두 봉지로 나눠서 이름표까지 써서

냉장고에 모셔 두었다.

이 아이들이 28살 23살이다.ㅎㅎㅎ

잠옷입은 채로 초컬렛을 칼같이 나누기 하는

성인 딸들이 넘 귀엽다.

그래 그래 니들이 내앞이니까 그렇지

언제 또 나누기 지옥 체험을 해보겠어.


오늘은 봄비가 자작자작 내린다.

보기만 해도 좋다.

커피 한 잔 내리고

아이들 초컬렛 봉지에서

 공평하게  한개씩 꺼내 맛보면서

젖은 봄날을 만끽해야겠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UuRoeFqgFTs


매거진의 이전글 곁을 내주면 생기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