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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한 마리 부족한 굴비구이

가지 덮밥♡



가지 덮밥



가지를  삼각형으로 잘라둔다. 가지는 기름을  많이 흡수하므로 센 불에 단시간에 볶아낸다.

볶은 가지는 덜어두고 달군 팬에 넉넉히 기름 둘러 대파, 청양고추 , 마늘 넣고 볶으며 파 기름을 만든 후 다진 소고기를 넣고 지지직 소리 나게 볶다가 볶아둔 가지와 합쳐서 맛간장, 고춧가루, 맛술, 후추 넣고 단시간에 섞고 불 끈다.


가지는 오랜 시간 볶으면 물이 생기니 센 불에서 단시간에 조리해야 한다.


귀리밥에 얹어서

여름 가지 맛을 본다.





가지를 참 좋아한다. 특히 채반에 쪄서 쪽쪽 찢어 국간장에 버무리는 가지무침.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은 잊혀지지 않는다. 식탁에 빙 둘러앉을 땐 우리 형제들은 서로 아버지 옆에 앉으려 했었다. 맛있는 건 언제나 아버지 앞에 집중 배치가 됐었기 때문이다. 또 기억나는 것은, 엄마가 굴비를 구울 때 항상 4마리만 구워 올리셨다는 것. 엄마는 살을 모두 발라내고, 남은 머리와 뼈에 붙은 살들을 감쪽같이 정리해 드셨다.


내가 스무 살쯤 되었을 때 5마리 구워서 엄마도 한 마리 드시라고 난리 쳤던 기억이 난다. 그때 어두육미를 모르냐면서 오히려 내게 면박을 주셨다. 세월이 흘러 나의 엄마는 떠나고 내가 엄마가 되었다. 냉동실에 굴비가 4마리 있을 때 나도 3마리만 굽게 된다. 한 마리는 두었다가 굴비를 유독 좋아하는 큰아이에게 한번 더 먹이려고. 그러면 큰아이도 나에게 난리 친다. 4마리 구우라고.


세상에 태어나 '엄마'를 몸소 경험할 수 있는 건 큰 축복인 듯 하다. 내가 엄마가 되어 나의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그때는 엄마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엄마의 마음은 깊이도 넓이도 측정 불가한 굉장한 것.


내 엄마처럼 내속엔 온통 나의 새끼들뿐이다.

매년 생일 즈음이면 엄마 생각에 잠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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