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두쫀쿠에 열광하는 숨겨진 이유

경제학의 돼지 사이클과 철학의 라캉, 보드리야르가 말해주는 두쫀쿠 열풍

by 곽명의 프리즘

지금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사 먹는 행위는 냉정하게 말해 '고점에서 설거지 당하는 꼴'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두쫀쿠를 사먹고 "맛있긴 한데... 이 돈 주고 사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줄을 선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왜 매번 반복되는 유행의 사이클에서 '호구'를 자처하는 걸까? 심리학, 경제학, 그리고 철학의 렌즈로 이 현상을 철저히 해부해 본다.



생존 본능이 빚어낸 착각: 희소성 편향


첫 번째 이유는 인간의 희소성 편향(Scarcity Bias)이다. 인간은 구하기 어렵고 부족한 것일수록 가치 있다고 느끼도록 진화했다. 원시 시대에 식량의 부족은 곧 죽음을 의미했기에, '한정된 자원'을 선점하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한정 수량'이나 '타임 세일'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유행에 흔들리는 자신을 자책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당신의 정신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생존 본능이 지나치게 건강한 탓이다.



소외에 대한 공포: FOMO와 밴드웨건 효과


두 번째는 FOMO(Fear of Missing Out)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다.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공포는 현대인에게 실존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 남들이 다 먹어본 유행 아이템을 나만 경험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소외감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여기에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밴드웨건 효과가 더해지면 이성적인 판단은 마비된다. 결국 우리는 두쫀쿠의 순수한 맛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대기 줄에 합류하는 것이다.



경제학으로 본 거품의 생성, 돼지 사이클


그렇다면 왜 두쫀쿠는 유독 구하기 힘들고 비싼 걸까? 여기에는 경제학의 '돼지 사이클(Hog Cycle)' 원리가 숨어 있다. 돼지를 키워 시장에 내놓기까지 시간이 걸리듯, 공급이 수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시차 현상을 말한다.


현재 두쫀쿠 시장은 수요가 폭발했지만, 제작 공정이 번거롭고 재료 수급이 늦어 공급이 한 박자 늦게 터지고 있다. 이 틈을 타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고, 고수익을 노린 카페들이 일제히 시장에 진입한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는 순간, 희소성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가격은 폭락할 것이다. 과거 샤인머스캣 대란을 떠올려 보라. 너도나도 나무를 심었지만 수확기에 물량이 터지자 프리미엄의 가치는 무너졌다. 지금 줄을 서 있는 당신은, 바로 그 '거품의 정점'에 서 있는 셈이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우리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철학적 영역에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라캉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비싼 돈을 주고 산 것은 사실 초콜릿 덩어리가 아니라, 그것을 가지지 못한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부러운 시선'이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이를 '기호 소비'라 명명했다. 물건의 쓰임새가 아닌, '나는 이것을 소비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일종의 계급장을 사는 행위'라는 것이다. 동네 카페에 재고가 쌓이는 순간 우리의 식욕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우월감의 상징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정 갈구한 것은 단순한 맛이 아니라, 남들과 다르다는 '차별적 우월감'일지도 모른다.



현명한 소비자로 남는 법


두바이 쫀득 쿠키를 즐기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유행을 즐기는 것도 삶의 유희니까. 다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귀한 주말을 2시간씩 길바닥에서 버리거나 웃돈을 얹어주는 미련한 짓은 멈춰야 한다.


자본주의의 사이클은 반드시 돈다. 조금만 기다리면 집 앞 카페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때 편안하게 사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것. 그것이 내 지갑과 멘탈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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