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뉴-노멀(New Nomal)이란 더 이상 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의 상태가 지속이 되는 새로운 정상(normal) 상태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이러한 뉴-노멀 경제는 경제의 변화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모든 부분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데, 우리의 연애 행태도 그 변화에서 예외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경제, 뉴-노멀 경제는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리고 그 말은 결국 한창 연애를 할 나이인 20-30대 청춘들의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하죠. 이미 그러한 현상은 삼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신조어를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장 돈이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안정적으로 돈을 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경우 이성과의 장기적 교제를 부담스러워하고, 당연히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되는 풍조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한국보다 먼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이미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연애와 결혼에 관심 없는 남성과 여성을 가리키는 ‘초식남’, ‘건어물녀’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현재 젊은이들의 80% 정도 연애조차 하지 않는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18-34세 일본 젊은이의 10명 중 4명이 성경험조차 없다고 하니, 연애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 번식까지도 포기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사실입니다. 경제상황의 변화가 인간의 타고난 본능까지도 포기하게 하는 것입니다. (자료출처: 일본국립사회보장 인구문제연구소 조사)
한국의 경우 2015년 혼인 건수는 30만 2800건으로 이는 혼인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장기불황으로 인해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그 상황이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도 일본의 젊은이처럼 경제 불황으로 본능마저 포기하게 될까요?
미래예보 <번식본능을 포기한 젊은 세대> 편: https://www.youtube.com/watch?v=IOJ0JziX2fA
이렇게 경제상황이 안 좋다 보니 일단 남자들이 남녀관계에 있어서 경제적으로 위축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 점점 여성들이 연애에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기는 하지만, 연애의 시작을 결정하는 사람은 보통 남성이죠.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 데이트를 신청하고 만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아직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 불황으로 남자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얇아짐에 따라, 어차피 데이트할 돈도 없으니 여성에게 대시조차 포기하는 남자가 점점 늘어나게 될 겁니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점점 나에게 말을 걸고 데이트를 신청하는 남자의 숫자가 줄어듬을 의미하기 때문에 남자, 여자 모두에게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반면 여성들의 경우 경제가 안 좋아짐에 따라 더욱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남자를 연애, 결혼상대로 원하게 됩니다. 심지어 일본의 경우 띠 동갑 이상으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과의 교제가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보통 40대 이상의 남성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남자가 적극적인 대시를 통해 연애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부담은 이어지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 아직도 데이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남성이 부담하다 보니, 좋아서 사귀게 됐지만 데이트 비용이 부담스러워 만남을 꺼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게 되겠죠.
물론 과거 가난했던 시절에도 돈 없이 연애를 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과거의 성장기와는 달리 앞으로도 돈을 벌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즉 희망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과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며 부잣집 자녀는 BMW, 포르셰 등 수입차를 타고 다니는 반면 저소득층의 자녀는 국산 차조차 구매하기가 힘들 정도로 경제 수준의 차이가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절대적 빈곤이 아닌 ‘상대적 빈곤’에 시달린다고 있는 거죠. 상대적 빈곤 사회에서는 아무래도 연애 상대를 구할 때도 경제적으로 비교가 많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또래 친구들은 수입차를 타고 다니지만 자신은 중고차조차 구매할 수 없는 상황에 의한 좌절감이 연애에도 반영이 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대로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겠죠.
또 다른 데이트 상황에서의 부담은 바로 숙박비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성의식은 상당히 개방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돈을 지불하고 숙박업소를 이용해야 합니다. 섹스는 하고 싶지만 그게 다 돈이라는 말입니다. 게다가 숙박업소비의 지불은 보통 남성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제 불황 속에서 모텔의 숙박비 몇 만 원은 남자에게 부담스러운 액수가 아닐 수가 없겠죠.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고 로맨틱한 연애관계를 유지하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남성의 데이트 비용 부담에 대해서 일부 여성분들은 '대신에 여자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화장품, 헤어, 패션 등 꾸미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 상황 역시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꾸미는 남성, 일명 ‘그루밍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매년 1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5년에는 시장규모가 약 1억 달러로 세계 1위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합니다. 물론 여성이 소비하는 규모에 비해서는 작은 수치이겠지만 점점 남성들이 화장품뿐만 아니라 패션과 헤어에 지출하는 비용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거 80년대 스타인 노주현 씨가 남성다움으로 여성에게 어필을 했다면, 현재의 스타인 지드래곤과 같은 그루밍족들은 자신을 꾸미는 데에 상당한 돈을 쓰고 있는 점이 다르죠. 이렇듯 남성들 역시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외모에 점점 지출을 많이 하고 있다 보니 ‘여자는 꾸미는 데에 남자보다 돈을 더 많이 쓰기 때문에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남녀의 연애 포기 현상은 결혼, 출산의 포기로 이어지는데,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이 미치는 대한민국의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에서는 여러 문제가 예상되죠. 그중에서도 현재의 청년 세대가 자식을 낳지 않은 대가로 노인이 됐을 때 이들의 복지비용을 지원해 줄 젊은 세대가 줄어, 비극적인 노후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되는 문제입니다.
만약 이렇게 과거의 데이트 방식으로 연애를 생각하다가는 남자, 여자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 모두 변하고 있는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새로운 데이트 문화, 뉴-노멀 로맨스 문화를 받아들이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연애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원하는 기초적인 행복요소이기 때문이죠.
미래의 행복한 연애, 뉴-노멀 로맨스를 위해서는 일단 기본적으로 남성은 의무감을 내려놓고, 여성은 기대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상당 부분 감당하려 했을 때 연애가 어려워지고, 여자가 더 나은 경제력을 갖춘 남자를 바랬을 때 연애가 어려워집니다. 이는 남자, 여자 둘 다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임에 분명하죠.
남성은 의무감을 내려놓고,
여성은 기대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물론 한국의 여성들에게 경력단절, 유리천장 등 경제적 활동이 남성보다 어렵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는 사실입니다. 또한 여성에게는 출산의 부담까지 있기 때문에 출산과 양육을 하고 그동안 본인의 안정까지 보장해줄 수 있는 남성이 더욱 선호되는 것은 너무나도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또 경제가 안 좋아질수록 경제력이 좋은 남성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겠죠.
하지만 문제는 남성은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향상하려고 해도 본인의 의지대로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경제상황, 그리고 한국의 경제상황과 연관된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대한민국 청년들이 미래에 연애를 할 확률을 높이고 결혼과 출산을 할 확률을 높이는 열쇠는 여성이 쥐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즉 여성이 남성의 경제적 기대감을 낮추어야지 보다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적어도 20대 청춘들에게는 남녀의 경제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녀 모두 대학교까지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진출을 하며, 사회초년생에게 남녀 임금 차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남자는 국방의 의무를 위해 사회진출이 여성보다 늦기 때문에 오히려 20대 동갑의 관계라면 여성이 남성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전 20-30대 시기에라도 여성들이 데이트 지출을 좀 더 늘리는 것은 그렇게 불합리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성이 남녀관계에서 지출 비중을 늘려간다는 것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그만큼 상승한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과거처럼 남자가 돈을 써서 여자를 돌봐준다는 것은 여성이 돌봐주어야 할 정도로 경제적, 사회적 힘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물론 갑자기 남녀의 연애문화가 바뀔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과거의 남성 경제력 우위의 사고를 가지고 연애에 임하려 한다면 앞으로 경제 불황 속에서 남녀의 연애는 더욱 부담스러운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연애, 부담스럽지 않은 연애를 원한다면 커플이 데이트 통장을 만들어 함께 데이트 비용을 지불한다던지(물론 제안은 여성 쪽에서 먼저 해주는 것이 좋겠죠?), 사랑을 나누기 위한 숙박비도 당연한 듯 여자가 먼저 지불한다던지 하는 작은 행동들이 상황을 변화시킬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