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는 달리고 싶다

쏟아지는 당가당 비트

by 아구 aGu


‘놀면 뭐하니’ 47회 [싹쓰리 SSAK3] 데뷔곡 블라인드 테스트. 47회 두 번째 피드.오늘 48회 방송 전 부랴부랴 적어 본다. BPM 130이 넘어야 몸이 반응하는 ‘래곤이형’. 그의 유난한 취향을 맞춰 곡을 준비한 ‘뮤지’. 그의 멘트가 인상적이다.


“가수가 음악을 만들면 평가는 대중의 몫이다. 대중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게 가수이자 연예인의 임무다. 사람들이 ‘싹쓰리’에게 원하는 것은 셋이서 난리 치는 모습이 아닐까. 쿨처럼 밝은 느낌이 아닌, 업타운처럼 비장하면서 그루브 있는 느낌.”


2010년 UV로 데뷔해 다음 해 ‘이태원 프리덤’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뮤지. 90년대 감성을 추구하는 그들을 그때 나는 발견하지 못했다. 병맛이라 치부해버렸다. 그 때문에 어딘가 비호감이었다. 근데 저 멘트를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곡을 만드는 그의 열정도 멋있었고. 그가 작곡한 ‘Sad Summer’. 쏟아지는 당가당 비트, 그 쪼개지는 비트의 향연에서 당가다 당가다 당가다 당가다. ‘경주마’가 달리기 시작한다.


심야택시 미터기에서 뛰는 말아, 불안감 조성은 경범죄처벌법 제 24조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 덕분에 나는 동네 입구에서부터 걷는 날이 많다 -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경주마’하면 택시 미터기에서 달리는 말이 생각난다.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돈을 모아 택시 타고 학교에 갔었다. 요즘에도 미터기에서 뛰는 말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경주마’ 택시가 제법 있었다. 참고로 서울시 택시 기준 132m에 100원이 오르는 구조인데 ‘말’이 달리는 택시는 미터가 표시되지 않는다. 택시 미터기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말이 달리는 불안감 때문인지 확실히 ‘경주마’ 택시가 요금이 많이 나오더라.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평소에도 드립이나 부정적으로 자주 쓰는 말이다. 한 번씩 귀를 닫고 경주마처럼 달릴 때도 있다. 주변을 보지 못하고, 상대에게 스며들지 못 하고. 근데 가끔은 달릴 때도 필요한 것 같다. 그것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열정을 쏟을 일이라면 말이다. 말은 죄가 없다. 그저 신나게 달리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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