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대화의 희열 2’
‘대화의 희열 2’ 15회. 14회는 ‘여행자 김영하’에 대해 토크하고, 15회는 ‘소설가 김영하’에 대해 토크한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인 김영하. 그의 소설을 모두 읽은 건 아니지만, 소설보다는 『여행의 이유』, 『말하다』 등 산문이 더 좋더라. 아직은 소설보다는 산문을 좋아해 그럴 수도 있겠지. 아 첫 장편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예외다. 읽었던 책 중에서 손꼽는 책이다.
유일한 당신과 무한한 이야기! ‘대화의 희열’이 이렇게 좋은 프로였다니. 지코와 아이유 편도 좋은데, 김영하 편은 느끼는 게 너무 많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그렇고. 좋아하는 작가가 있고, 매일 글을 쓰려 노력하다 보니 마인드는 이미 작가다. 소설가는 아닐지라도 일상에서 읽고, 보고, 듣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글을 쓰며 나누고 있으니까.‘공감’하는 이야기는 나를 쓰게 만든다. 나도 그럴 때 있었다. 친구들 모임에 못 나가는 구간. 3년 전, 3월 10일. 친구 만나 짬뽕 먹다 초라함을 느낀 경험. 마주 앉은 친구는 대학 생활 열심히 해 직장 다니고 있는데, 나는 영어 회화 학원 다니며 워킹으로 도망갈 생각만 하고 있던 시간. 너무 한심하더라. 반복적으로 들리는 헌법재판소장의 탄핵 심판 인용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 뒤로도 뭐 똑같이 정신 못 차리고 도망칠 생각만 했어도 그날 경험과 기분은 잊을 수 없다.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일도 안 하고, 취준도 안 하고.’
“인생에서 고마웠던 사람들은 나를 기다려준 사람들이에요.” - 김영하, ‘대화의 희열 2’
김영하 작가 부모님은 그를 기다려줬지만, 기다려주는 부모 잘 없다.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고. 직장 못 구하면 집 나가라 하더라.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 흘려 듣긴 했지만! 살면서 엄마에게 참 많이 말했다. “내 알아서 할게.” 여전히 자주 하는 말이라 참 죄송하다.
재미없는 직장을 아직 잘 다니고 있는 이유는 주위에 기다려 줄 사람이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최소한 생계는 유지해야 하니까. 이제는 알고 있다. ‘하고 싶은 일’보다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직장에서 버티며 다른 가능성을 봐야 한다는 걸. 등단 25년이 넘은 김영하 작가도 전업 작가가 된 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박상영, 장류진 등 다른 작가들도 직장을 다니며 글을 썼다. 어디 작가뿐일까. 예술가이기 이전에 노동자인 삶이. 다가올 미래는 모르겠으니 그냥 오늘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자. 그게 내게는 쓰고 나누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