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연이 나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는 않는다

스트레인저 1기 (1회 ~ 4회)

by 아구 aGu



‘짝’의 부활이다. 당신이 아는 남자 1호, 여자 1호 맞다.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스친소, 핱시, 썸바디, 로맨스 패키지, 비포 썸 라이즈, 선다방 등 일반인 소개팅 프로에 환장한다. 연애와 사랑만큼 설레고, 자신의 감정을 마주할 기회는 없다. 제작진의 의도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구도와 편집이라도, 출연자 감정은 찐이다. 연애에 서툴고 사랑 앞에 솔직한 감정이 터져 나온다. 내 마음도 찐이다. 누군가는 ‘저 사람 왜 저래?’ 절레절레한다. 근데, 그게 사람이고 사랑이다. 사랑은 그런 거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사랑이다. ‘내 사랑에 노련하고, 초연하고, 능수능란할 수 없는 게 사람이다.


1회를 보고 든 생각은 ‘밸런스 기가 막힌다’. 2, 3회를 보고 든 생각은 ‘미스터 윤에 대해 쓰고 싶다’. 4회는 아직 못 봤다. 스트레인저 1기 최종 선택을 떠나 오늘은 인물탐구를 해보고 싶다. 미스터 윤의 결과야 보이지만 뭐.


미스터 윤. 치열하게 열심히 산 거 인정한다. 마음 아픈 거 인정한다. 지금부터 그가 누리는 거 인정한다. 근데,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피해의식과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크레이지가 보인다. 가난, 세상에 대한 분노가 지금의 그를 흔히 말하는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인생은 그게 다가 아니다. 그는 가난을 끊는 게 전부였지만, 인생은 그게 다가 아니다. 자신은 사람을 부릴만큼 ‘노무사’로 자신감 넘칠지 몰라도 상대방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결핍에서 나오는 애정과 욕구는 감정장애에 가깝다. 다른 이의 감정을 이성적으로 케어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감정을 돌보거나 제어할 기회가 없었던 걸까.


피해의식은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 피해의식이 만든 괴물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든 이해받을 수 있다고, 아니 이해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불행했으니까. 전혀 그렇지 않다. 나의 사연이 나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는 않는다. -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


템포가 어긋난다. 나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고,자부심 넘치는 사람이고, 너를 가지고 싶은 마음인데 너는 왜 내 마음과 다르냐고. 난 너 마음을 가져야겠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순간 사람은 돌아버린다. 내 진심이, 내 삶이 무시당하는 기분이다. 광기가 보인다.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 가치를 너무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성공했듯이 너도 최선을 다해야 해. 손가락질해도 상관없어. 이게 내가 세상을 살아온 방식이고, 나는 이게 맞다고 생각해’라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해와 공감을 못 하는 사람은 무섭다. 빗속에서 장시간 서 있는 여자들, 감자를 다 나르고 기다리고 있는 남자들. 비 맞으며 장시간 촬영하고 있는 스태프들. 배려 없는 행동, 이해받지 못하는 행동은 그의 피해의식이 만들어 낸 과몰입이다. 그게 진심이라 더 무서운 거고. 가난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모습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 이유가 그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사연 없는 사람 없다. 사람은 누구나 아픔, 상처, 피해의식이 있고, 자기가 처한 상황이 제일 힘들고 아픈 게 사람이다. 그 불안한 감정들을 제어하는 게 바로 이성이고 그 이성은 사람에게 있다고 믿는다. 나의 사연이 결코 나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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