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퇴사하지 않겠습니다

유퀴즈 온 더 블럭 72회 '미생'

by 아구 aGu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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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72회 미생. 직장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퇴사 이야기를. 유꽃비님처럼 시원하게 지르지 못하는 우리들의 속마음을.


‘퇴사’. 퇴근, 휴가보다 달콤한 말. Bittersweet! 달지만 씀을 알기에 뱉지도 삼키지도 못하는 말. 출근하기 위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 ‘아 퇴사하고 싶다.’ 일찍 일어나는 건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어두운 거울 속 내 얼굴은 왜 이렇게 싫은 건지. 출근해야 퇴근도 하는 거고, 일해야 내가 사랑하는 피자도 먹을 수 있는 건데......퇴사가 마려워서 문제다. 그것도 자주.


재작년은 워킹홀리데이로, 작년과 올해 초는 파리에 머물고 싶어 퇴사를 생각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진짜 그랬을까? 편도 비행기도 끊었었고. […] 퇴사라는 악마는 매번 나를 유혹했다. 삼키고만 있던 그 단어를 뱉기 전, 관련 책을 제법 찾아 읽었다. 그럼에도 준비 없이 회사를 뛰쳐나오는 건 정말 노답이라는 걸 그때는 실감하지 못했다.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말아라. 밖은 지옥이다.” - 드라마 ‘미생’ 16회


‘퇴사는 용기’라는 말이 있다. 마 호기롭게 지르는 거지. 내가 이 회사 아니면 다닐 때가 없나! 회사라는 울타리를 나와 보면 안다. 일할 때 없다. 그만한 회사 없다. 용기만으로 준비 없는 퇴사를 지르는 건 미친 짓이다. 회사가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다.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것도 잘. 이직 생각 없이, 예전만큼 퇴사 생각 없이. 회사 밖에서 월급만큼 돈을 벌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노동과 비참함이 수반됨을 이제 알고 있다. 그렇다고 회사에 영혼을 갈아 넣을 필요는 없겠지. 회사가 주는 만큼, 내가 받는 만큼의 일만 하면 된다.


중요한 건 퇴사와 상관없이 홀로 설 힘을 길러야 한다. 회사 울타리 안이면 훨씬 좋을 테고. 직장 생활만으로도 버거운 게 인생이다. 근데, 회사 일만 하고 살면 너무 재미없지 않나? 앞으로의 시간도 그렇게 산다면 너무 끔찍하지 않나? 그래서 사람들이 이직을, 퇴사를, 회사 밖의 삶을 준비하는 거지. 일상에서. 주어진 하루 안에서 말이다.


오늘도 회사에서 버티는 수많은 미생,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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