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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김밥 Jun 10. 2019

안민석 의원님, "어떻게 알 수 있겠냐"니요

의원님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합니다.

안민석 의원님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합니다.


의원님, 의원님께서는 4월, “윤 씨의 진실을 위한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잘 지켜드리자는 취지로 간담회를 마련했다”, “앞으로 윤 씨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함께하는 의원들이 의로운 싸움을 지켜주고 동행하겠다”며 “‘윤지오와 함께 동행하는 의원모임’(이하 의원모임)을 결성할 것에 마음을 모았다”고 밝히셨습니다.


지난 4월 안민석 의원. (출처 : 채널A - 뉴스A)


하지만 이후, ‘윤지오 거짓말 논란’과 ‘증언 신빙성 논란’이 불거졌고, 급기야 ‘윤지오씨에게 속았다’며 400여명의 후원자들이 ‘후원금 반환 소송’에 나서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소송에 참여하는 후원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모임’을 주도하신 의원님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질문에 대한 의원님의 답변은 깜짝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관련기사)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놓지 않으셨던 것일까요?


"그 모임은 그때 말로만 그러고 그 이후에 한번도 모인 적이 없는데… . 그때는 도와주는 게 당연했죠. 지금 있는 이런 이야기들은 어떻게 우리가 알 수 있겠어요", "지금 문제를 푸는 것은 윤지오씨의 몫이지"
 - 2019년 6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말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자세히 따져보겠습니다.


“그 모임은 그때 말로만 그랬다”


이것이 정치인의 입에서 나올만한 발언입니까? ‘윤지오와 동행하겠다’고, ‘진실을 위한 그의 싸움이 외롭지 않도록 나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때 말로만 그랬다”니요. 그 때부터 그냥 ‘말로만’ 하실 생각이셨습니까? 그게 국회의원의 자세입니까? 국민들 앞에서, 기자들 앞에서 하신 말씀, 그렇게 가볍게 여기시면 안 됩니다. 최악의 발언입니다. 


안민석 의원의 해명. "그 모임은 그때 말로만 그랬다"(출처 : 채널A - 뉴스A)


어떻게 우리가 알 수 있겠어요”


의원님,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현생’을 살아가는 일반국민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터져나오는 사건·사고들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행정부를 감시하기도 힘들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입법을 고민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의원님과 같은 ‘정치인’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행정부를 감시해주고, 더 좋은 법을 만들어달라고, 막강한 권한과 수명에 달하는 인력, 적지 않은 세비까지 지원해주는 것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알 수 있겠냐”고요? 그렇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서 알아내야 합니까? 정치인은 왜 존재하는 겁니까? 국민이 찾아내기 힘든 사실을, 국민의 발이 되고 눈이 되어 알려주는 것이 국회의원의 임무입니다. 적어도 이 발언은, ‘국민’이 할 수 있는 발언이지,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푸는 것은 윤지오씨의 몫이다”


의원님께서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그 때의 날카로움과, ‘진실을 향한 투쟁의 의지’는 어디가고, “문제를 푸는 것은 윤지오씨의 몫”이라니, 황망할 뿐입니다. 의원님께서도, ‘진실’과 ‘정의’보다는 ‘정치적 유불리’와 ‘정파’를 더 고려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요. 그렇지 않다면, 4월의 발언처럼, 진실을 위해 나서주십시오. ‘어떻게 알 수 있겠냐’, '윤지오 씨의 몫이다'며 피해가지 마십시오.


안민석 의원, "지금 문제를 푸는 것은 윤지오 씨의 몫"(출처 : 채널A - 뉴스A)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의원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겸허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신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이냐, 얼렁뚱땅 무마시킬 것이냐. 의원님께서는 이미 후자를 선택하신 것으로 보입니다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쉽지 않은 ‘자기반성’을 할 줄 아는 양심적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오로지 진실을 위해 투쟁하는 정의로운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의원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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